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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담보 규모 작년보다 41% 늘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23 17:41

수정 2014.10.30 20:11

현대상선 담보 규모 작년보다 41% 늘어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담보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하면서 또 하나의 경영 부담 요소로 지적됐다. 선박차입금을 비롯해 장기해상운송 계약, 관계기업 투자 관련 담보물량이 점차 불어나면서 3·4분기 기준 담보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까지 사용이 제한된 금융자산 규모는 5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84억원 대비 41.44%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예금 543억원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월드 게이트웨이에 차입금 담보로 묶여있고 180억원 규모의 정기예금은 장기해상운송 계약과 양산아이시디의 차입금 담보로 사용이 제한된 상태다.

매도가능 금융자산 중 1714억원은 선박차입금과 교환사채 관련 담보로 걸려있다.

관계기업 투자 급증으로 인해 1·4분기 3978억원에 그쳤던 담보 규모도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3·4분기 금융자산 담보 규모(3984억원) 중 매도가능 금융자산에서 가장 많이 차지한 담보는 차입금 관련 담보(2454억원)였다.

그러나 올해 담보 규모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높았다는 측면에서 현대상선의 경영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4분기에는 2910억원이던 사용제한 금융자산 규모는 3·4분기엔 36.91% 증가하며 3984억원에 그쳤다. 올해의 경우 같은 시기 3978억원에서 5636억원으로 41.65% 늘어나면서 빠르게 부담이 확대됐다.

불투명한 해운시황 전망에 따라 단기간에 예년 수준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담보 부담까지 확대된 것은 그룹의 재정건전성 악화의 한 단면이란 지적이다.
더구나 현대상선의 부진한 실적에 따른 대규모 적자는 순환출자 구조에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 계열사들에도 지분법손익 등의 영향을 미쳤다.

현대상선의 상반기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1722억원 감소한 약 6조1600억원을 기록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78.1%, 부채비율은 850.7% 등 재무안정성 지표들은 과거 대비 크게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자구계획을 마련한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사전에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재무 악화를 야기할 재료였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그룹 전반의 영업현금흐름 변동성은 여전해 여러모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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