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럽 자동차 시장, 5년만에 ‘부활’ 찬가 수출 속도 낸다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25 17:27

수정 2014.10.30 19:36

유럽 자동차 시장, 5년만에 ‘부활’ 찬가 수출 속도 낸다

유럽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 판로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까지는 무리가 있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유럽연합(EU) 내 디젤차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상황이 변하고 있어 이에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등 자동차시장 회복세

프랑스와 영국, 폴란드 등 일부 국가이기는 하지만 유럽 내 자동차 시장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25일 코트라 파리 무역관에 따르면 프랑스의 11월 신차 판매는 전년에 비해 4.4% 줄었다. 그러나 조업일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부족했던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자동차 업계는 내년 자동차 판매가 올해보다 2%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절대적인 수치는 크지 않지만 2009년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탓에 업계는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성장 배경에는 저가 브랜드 다시아의 선전과 르노 캡처(한국 판매명 QM3) 등 인기 모델이 있다.

유럽 내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영국은 지난 9월까지 6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했을 정도로 큰 호황을 누렸다.

폴란드 역시 지난 3.4분기 10%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쉐보레는 3.4분기 판매량이 작년보다 50%가량 많았으며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두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대 폴란드 수출 10대 품목을 누계 금액 순으로 살펴보면 3위는 승용차, 6위는 자동차 부품이다. 폴란드의 경기회복세가 내년 하반기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들의 호황도 기대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유럽 자동차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회복을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디젤차 판매 급감 주시해야

최근 유럽 각국에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탓에 유럽연합(EU) 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디젤차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다. 세계 최대 디젤차 소비시장인 프랑스는 지난 11월 말 기준 디젤차 판매 비중이 64.2%를 기록했다. 이는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2008년 77.4%와 지난해 72.9%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프랑스 자동차공업협회(CCFA)는 디젤차 비중이 2020년 50%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유명 자동차 정보 사이트인 이노베브(Inovev) 역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 점유율이 현재 55%에서 2020년 40∼45%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은 살아나지만 디젤차는 갈수록 설 곳이 좁아진다는 이야기다.

한국과 EU 간 자동차 수출량에 대한 불만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국·EU 회담에서는 유럽 자동차업계 대표 기관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C), 유럽자동차부품업체협회(CLEPA), 유럽타이어제조사협회(ETRMA)가 무역장벽과 비관세 장벽을 철폐할 것을 촉구한 일이 있었다. 자동차 부문에서 EU의 한국 수출량이 한국의 EU 수출량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데에서 쌓인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실제로 EU가 한국 자동차를 수입하는 비중이 100이라면 한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비중은 64에 그친다.

2012년을 기준으로 볼 때 EU 자동차 수입교역국 중 한국은 금액으로는 3위, 대수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EU의 자동차 수출 대상국 중 한국은 금액기준으로 10위다.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 한국 자동차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무역 불균형도 커져 EU의 무역.비관세장벽 철폐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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