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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야심작 ‘베이트레일’ 삼성·LG는 ‘시큰둥’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1 16:38

수정 2014.10.30 18:35

인텔의 야심작 ‘베이트레일’ 삼성·LG는 ‘시큰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텔의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 '베이트레일(Bay Trail)'을 탑재한 PC 제품의 출시를 차일피일 미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12월 국내에 공개한 코드명 베이트레일의 '아톰 Z3000' 프로세서(사진)가 침체된 PC 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을 장악한 삼성과 LG가 제품 출시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답답해 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지난달 중순 아톰 Z3000 프로세서의 국내 출시행사를 한 가운데 국내 PC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까지 관련 제품의 출시 시기조차 확정하지 않고 있다.

아톰 Z3000 시리즈는 인텔이 태블릿과 컨버터블PC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로 이전 세대보다 컴퓨팅 성능은 최대 2배, 그래픽 성능은 최대 3배 향상된 모델이다.

에이수스, 에이서, 레노버 등 외산 PC업체들은 아톰 Z3000 프로세서 국내 행사를 전후해 발빠르게 제품을 출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PC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과 LG전자가 아톰 Z3000 제품 출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양사는 지난해 6월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탑재되는 인텔 4세대 프로세서 '하스웰'이 공개된 뒤에도 9월에서야 제품을 '지각 출시'한 바 있다.

이는 양사가 지난 2012년 인텔 3세대 프로세서인 '아이비 브릿지' 공개 직후 탑재 제품을 출시했던 전례와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과 모바일에 집중하는 삼성과 LG가 상대적으로 PC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PC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양사가 제품 출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외산 업체들도 난감해 하고 있다.

한 글로벌 PC 업체 관계자는 "국내 PC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이나 LG가 베이트레일 제품을 내놔야 시장이 열릴 텐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LG의 이 같은 행보가 침체된 PC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IDC에 따르면 2013년 국내 PC 출하량은 511만대로 2012년에 비해 11.3%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가 적극적으로 PC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입장에서는 플래그십 제품이 아닌 이상에야 굳이 적극적으로 PC 제품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전략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도 베이트레일 관련 제품을 출품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도 "현재 구체적인 베이트레일 출시 계획은 정해진 바 없고 이달 진행되는 '아카데미 페스티벌'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제품을 빨리 출시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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