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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소송 앞둔 삼성-애플 협상 성과 낼까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6 17:26

수정 2014.10.30 17:59

2차 소송 앞둔 삼성-애플 협상 성과 낼까

3년 가까이 특허전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법원의 요구로 최고경영자(CEO)급 협상을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보여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특허소송에서 끝없는 평행선을 달려온 만큼 더 이상 '실익'이 없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2차 소송을 앞두고 있어 극적인 대타협을 이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위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특허소송 전담재판부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북부연방지법 루시 고 판사의 요청에 따라 8일(현지시간)까지 재협상을 위한 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애플 간 추가 배상금 소송 공판에 들어가면서 오는 3월 시작되는 2차 특허소송 전까지 양측 CEO들이 만나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제안서에는 양측 CEO들의 면담 시기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판부로서는 지난 2011년 4월 촉발돼 3년째 접어든 양측의 1차 특허소송이 지루한 공방을 벌인 상황에서 오는 3월 '갤럭시S3'와 '아이폰5' 등이 포함된 2차 소송까지 앞두게 되자 협상을 통해 소송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휴대폰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사장과 애플의 팀 쿡 대표는 2차 소송이 진행되기 전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차 소송 앞둔 삼성-애플 협상 성과 낼까

하지만 양측 대표가 이번 협상에서 만나더라도 합의점을 찾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특허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012년 1차 소송 공판을 앞두고도 삼성전자의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팀 쿡 대표가 법원의 중재로 수차례 협상 기회를 가졌지만 결렬된 바 있다.

아주양헌 이창훈 변호사는 "삼성전자가 패배한 1차 소송의 배상금은 1조원 수준이라 양사에 큰 영향은 없지만 협상을 진행하긴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소송을 끝내면 삼성은 금전적인 피해뿐 아니라 '카피캣(모방꾼)'이라는 오명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핀치 투 줌' 등 애플이 내세운 일부 특허는 무효화될 수 있는 상황도 고려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침해를 이끌어낸 핵심 상용특허인 핀치 투 줌은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현재 무효 판정을 받은 상태다. 다만 애플이 특허심판 등 이의절차를 밟을 예정이라 당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한양대 장석권 경영학부 교수는 "결국 양측의 협상력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며 "(소송에서 밀린) 삼성전자는 협상 타결이 안 될 경우 잃을 게 뭔지를 고민할 것이고, 애플은 추가적인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2차 소송에 대한 유·불리를 변수로 지적했다.

장 교수는 "애플은 로열티를 위해서라도 좀 더 강력한 협상 카드가 필요해 추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1차 소송의 패배로 더 이상 두들겨 맞을 게 없는 삼성으로서는 2차 소송을 앞두고 협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허전문 로펌 다래 관계자도 "2차 소송에서는 삼성이 애플의 상용특허를 모두 회피했다고 자신하는 만큼 협상 타결의 큰 변수가 되진 못할 것"이라며 "더욱이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삼성이 오히려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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