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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브라질 국채 ‘애물단지’ 전락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19 17:33

수정 2014.10.30 14:22

잘나가던 브라질 국채 ‘애물단지’ 전락

'큰손'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 꼽히던 브라질 국채가 최근 헤알화 가치 하락과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고수익과 비과세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브라질 채권 수익률이 브라질 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과 헤알화의 가치 하락 탓에 최근 3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틀간의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10.50%로 0.5%포인트 인상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했던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브라질 국채는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대표적인 비과세 상품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초 정부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강화하면서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브라질 정부가 지난해 6월 토빈세 폐지를 결정하자 브라질 채권의 투자매력도 높아진 것처럼 비쳤다.
만기수익률이 9%대로 높고 이자와 환차익이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브라질 국채 판매 흥행을 부채질했다. 실제 지난 2011년 판매를 개시한 미래에셋증권은 2012년 2989억원, 2013년 5289억원을 팔았다. 누적 판매액은 1조535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2조4500억원어치 브라질 국채를 판 삼성증권은 2012년 1조원, 2013년 830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문제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수차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자본유출은 심화되고 있고, 헤알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자본 유출을 억제하고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이번을 포함해 지난해 5월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은 연료비 상승이 영향을 미치며 0.92%를 기록해 2003년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2013년 물가상승률은 5.91%를 기록해 2012년의 5.84%보다 가팔라졌으며 5년 연속 억제 기준치(4.5%±2%포인트)를 웃돌았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31.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31일 달러당 2.358헤알에 마감, 직전연도 말 대비 15.11% 하락했다. 헤알화 가치는 2011년 12.15%, 2012년 9.61% 떨어진 데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환헤지가 되지 않는 브라질 채권 투자에서 환율은 가장 민감한 요인이다. 브라질 현지 통화인 헤알화로 바꿔 투자하기 때문에 헤알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환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매각에 나서기보다는 보유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채권 특성상 브라질이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원리금을 모두 상환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채는 나라에서 발행하는 채권이기 때문에 그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에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채권을 되팔지 않는 한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점에서 중도 상환을 하지 않을 경우 평가손실이 확정손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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