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안철수 신당 행보’에 여야 십자포화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20 17:40

수정 2014.10.30 13:33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여야의 맹공이 거세지고 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야권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초반부터 안 의원을 정치공학적 달인으로 낙인 찍기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은 독자세력 행보를 내비친 안 의원 측 행보가 야권분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며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00명 중 1명의 국회의원에 불과한 안 의원이 여야 합의로 운영 중인 정개특위를 해체하라 말라 할 지위에 있지 않다"면서 "이는 자신이 국회 위에 군림하는 것인 양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안 의원도 대선 때 기초공천 전면폐지 공약을 내세웠지만 지난 8월에는 부작용을 우려해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공천 폐지는 안철수 의원 본인의 선거 유불리에 따른 정략에 불과하다"면서 "절대선인 양 기존 정당을 휘젓고 몰아붙이면서 속셈을 감추는 것은 정치 신인이라기에는 지나치게 비겁한 행동이다. 자아도취에서 깨어나야 정치 신인의 미래가 있다"고 비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신기루 같은 지지도에 취해 자신이 국회의 왕인지 착각하고 있다"면서 "낙엽 주워 모으기도 힘든 사람이 무슨 새 정치를 하느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비방만 일삼는 것은 새 정치가 아닌 구태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당의 텃밭인 호남을 방문해 안철수 바람 차단에 주력했다. 안철수 신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를 적극 요청하는 동시에 안철수발 야권분열에 따른 선거패배 가능성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6.4 지방선거에서) 불통정권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들지 못하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구도라는 게 간과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라며 안 의원의 독자세력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불통정권에 맞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분열이 심각한 국면에 접해 있다"며 "이번 선거는 1, 2, 3등을 가르는 순위 경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앞날의 명운이 걸린 건곤일척의 단판 승부"라고 규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와 대선 후보 자리를 두 차례 양보한 것과 관련, "이번에는 양보받을 차례"라고 언급한 게 안 신당을 겨냥한 여야의 십자포화에 기름을 부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 "양보가 아니라 철저한 계산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노골적인 야권연대 행태라고 비난했다.

야권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주도권을 잡아가야 하는 입장에 놓인 민주당은 내심 안 의원의 이번 발언에 대해 경계하는 눈치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과의 딜은 당시 정치적 환경 속에 결단한 문제이지 양보의 문제가 아니고 대권에서도 안 의원이 양보한 게 아니라 야당 후보 간 대결에서 순순히 물러선 것"이라며 "양보의 논리로 끌고갈 경우 여권에 맹공의 빌미만 주게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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