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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구글 글래스 넘어서는 ‘K-Glass’ 개발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0 12:55

수정 2014.10.29 15:43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팀이 개발한 '케이 글래스(K-Glass)'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팀이 개발한 '케이 글래스(K-Glass)'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허공에 화면이 뜨고 손짓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던 모습이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전용 프로세서가 내장된 고성능·초저전력 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HMD)인 '케이 글래스(K-Glass)'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케이 글래스는 연구팀이 직접 전용 프로세서를 개발해 기존 상용칩을 활용한 구글 글래스보다 속도가 30배 이상 빠르고 동시에 사용시간은 3배 이상 길어 증강현실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현실 세계와 이를 적절히 변형한 가상 미디어 콘텐츠가 결합한 것으로 동화책에 그려진 공룡 그림을 쳐다보면 3차원 공룡이 책 위로 솟아올라 보이고 방향을 바꾸면 공룡의 다른 쪽이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현재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특히 구글에서는 지난 2012년 5월 증강현실을 위한 프로젝트 글래스(Project Glass)를 개발했다.

하지만 구글의 기술은 바코드와 같은 표식을 인식해 해당 물체에 가상 콘텐츠를 첨가해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표식을 설치하기 힘든 야외에서는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2시간 정도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 소비량이 많아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처럼 일상생활에서 항상 착용하지 못했다.

유회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케이 글라스의 '증강현실 전용 프로세서'는 인간 뇌의 '시각 집중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으며 저전력과 고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시각 집중 모델은 보고 있는 화면에서 의미 있고 중요한 부분을 배경과 같이 인식에 무의미한 영역들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연산을 제거해 복잡한 증강현실 알고리즘의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뉴런의 신경망'을 모방한 네트워크 구조를 적용했다. 프로세서 내부에서 데이터가 활발하게 돌아다니다가 데이터 쏠림현상에 의해 전송에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연구팀은 뉴런의 신경망 구조를 활용해 프로세서 내 데이터를 전송 및 네트워크 병목현상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증강현실 전용 프로세서는 65㎚(나노미터) 공정에서 제작돼 32㎟ 면적에 1.22TOPS(1초당 1012회 연산속도) 성능을 보인다. 또한 30fps(초당프레임)/720p(픽셀) 비디오 환경의 실시간 동작에서 1.57TOPS/W(와트)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 장시간 구동할 수 있다.


유회준 교수는 "스마트 폰의 뒤를 잇는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로써 HMD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케이-글래스는 구글의 프로젝트 글래스 등 기존 HMD의 낮은 컴퓨팅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데다 초저전력 소비를 달성하는데 성공해 미래 모바일 IT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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