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IT업계 경쟁력 원천은 ‘프리 스타일’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0 16:58

수정 2014.10.29 15:30

카카오 그룹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직원들은 복장이나 호칭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카카오 그룹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직원들은 복장이나 호칭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자유로움'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자본, 인재, 선진기술 못지않게 자유로운 근무환경도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특히 제조업과 달리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아이디어'다.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경쟁력과 직결된다.

영화 추천 애플리케이션 왓챠 개발로 유명해진 벤처기업 프로그램스(Frograms) 박태훈 대표는 20일 "우리는 건설, 에너지,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체가 아닌 IT 업체이기에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이를 위해 중요한 건 위계질서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직접 방문한 프로그램스 사무실의 분위기에서는 자유로움이 풍겨져 나왔다. 편안한 캐주얼 복장의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몇몇 사람은 본인이 원하는 장소에 자리를 잡고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위계질서가 중요한 문화에서는 윗사람이 혼자 결정, 책임을 진다"며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모두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더 좋은 아이디어와 결과물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전제는 모두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IT기업들에 '노타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캐주얼한 복장은 당연지사. 이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근무환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카카오 그룹은 IT 업계에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이른바 '아메리칸 스타일'로 유명하다. 카카오 직원들은 서로의 직책을 부르는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은 김범수 의장, 이제범 공동대표, 이석우 공동대표를 각각 브라이언, 제이비, 비노라고 부른다"며 "때문에 '대표님,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말은 하기 힘들지만 '비노,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임원실을 따로 두지 않고 두 공동대표 역시 직원들과 한공간에 어울려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군데군데 킥보드를 배치해 직원들이 사내에서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는 게임업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캐주얼한 복장에서부터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한 탄력근무제 등이 대표적 사례다.
대형게임사의 경우 대부분 사내에 헬스장, 사우나, 도서관, 산책공간 등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직장 내에서 넥타이를 맨 사람을 보면 왠지 어색해 보인다"며 "복장은 자유로운 편이며 근무시간에 직장 내 편의시설을 활용해 피로를 풀거나 잠시 휴식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게임업계에서는 개발자가 제조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편의를 반영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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