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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왓츠앱 20조원 인수에 ‘버블 논란’

전선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1 18:03

수정 2014.10.29 15:05

페이스북, 왓츠앱 20조원 인수에 ‘버블 논란’

【 로스앤젤레스=전선익 특파원】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이뤄진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업체 왓츠앱 인수는 결코 과한 투자가 아니었다고 CNN머니가 20일 보도했다.

또 190억달러(약 20조3700억원) 규모인 이번 인수로 올해는 정보기술(IT)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지난 2000년 닷컴 거품 이후 최대를 기록하면서 거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같은 날 보도했다.

■사용자당 42달러에 왓츠앱 인수

CNN머니는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스의 애널리스트인 로버트 펙의 말을 인용, 주가로 봤을 때 페이스북이 사용자당 42달러에 왓츠앱을 인수한 것은 153달러인 링크트인, 트위터 140달러, 스냅챗 50달러에 비하면 싼값에 사들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앞서 사진앱인 인스타그램을 사용자당 30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계약 당시 3300만명이던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1억5000만명으로 급증했다. 당시 많은 전문가가 과도한 투자라고 우려했으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번 M&A로 밴처캐피털로서 유일하게 왓츠앱 지분을 소유한 세코이어캐피털은 6000만달러(약 643억원)를 투자해 34억달러(약 3조6543억원)의 거액을 벌어들여 수익률이 50배를 넘었다. 구글은 페이스북에 앞서 100억달러에 왓츠앱을 인수하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왓츠앱은 최근 9개월간 이용자가 두 배나 증가하면서 월간 사용자 수가 창업 4년 만에 4억5000만명에 이르는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이 4년 동안 1억4500만명, 구글 G메일이 1억2300만명, 트위터 54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것과 비교해도 놀라운 성장이다.

왓츠앱 사용자는 세계에서 190억개의 메시지와 6억개의 사진을 전송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약 70%의 왓츠앱 사용자가 매일 접속하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62%의 접속률을 보이는 페이스북보다 높은 수치다.

왓츠앱은 여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업체처럼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SNS 업체인 페이스북은 왓츠앱과 스냅챗 같은 신생 모바일 메신저 업체에 밀려 점차 10대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페이스북은 강력한 메신저 서비스를 가지게 되면서 메신저 업체들을 오히려 압박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 왓츠앱 20조원 인수에 ‘버블 논란’


■IT업체 M&A 거품 우려 제기

연초부터 IT 업체 간 M&A 바람이 불면서 인수대상 업체의 몸값도 뛰고 있어 앞으로 그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향후 성장을 위한 기업 사냥에 나서면서 올 들어 지금까지 IT 부문 M&A 규모를 500억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2000년 초 780억달러를 기록한 뒤 최대 수준이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CEO와 구글의 래리 페이지 CEO가 기업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이들은 사내에 쌓아 놓은 막대한 현금을 동원, IT 관련업체 주가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어느 기업이 다음 인수대상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업체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성장전망이 있는 신생업체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저커버그가 왓츠앱 인수로 메신저 앱을 원하던 페이지에 일격을 가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업체 간 M&A 경쟁은 더 가열될 전망이다.

그러나 사용료가 1년에 단 99센트에 불과한 왓츠앱을 페이스북이 거금을 들여 인수한 것에 대한 거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왓츠앱 인수가는 실리콘밸리의 투자은행들도 놀랄 만한 금액이었다고 FT는 전했다.

일부에서는 왓츠앱 인수가 치밀한 전략에 기초했다기보다 어떻게든 경쟁에서 앞서 나가자는 페이스북의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샌프란시스코의 M&A 전문가는 "이는 꽤나 믿기 힘든 인수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10억달러에 인수할 때도 이 같은 비판이 나왔지만 결국 인수는 성공적인 것으로 판가름 났다면서 이번 역시 그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IT 기업들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산업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IT 조사업체인 엔더스 어낼리시스의 이코노미스트 이언 모드는 "2000년에 인터넷 사용자가 수천만명이었다면 현재는 수억 내지 수십억명에 달하는 등 펀더멘털이 그때와는 다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sije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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