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채권시장 봄바람 ‘자금 한파’ 녹일까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02 16:51

수정 2014.10.29 08:52

채권시장 봄바람 ‘자금 한파’ 녹일까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저신용등급 기업들에까지 회사채 시장의 봄 기운(발행 증가)이 전달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A'등급 회사채에 대한 보험권 등 장기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해운 철강 건설 등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위험 업종과 기업군이 많아 차환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진행형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월 봄바람 불까

2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3월 이후 2014년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모두 32조7690억원이다. 등급별로 보면 AA등급이 13조8360원으로 가장 많았고 A등급 8조960억원, AAA등급 4조5700억원 등의 만기 물량이 남아있다.

30대 그룹의 만기도래 규모도 19조2550억원에 달한다.

이들 중 상위권 그룹이나 재무구조가 우량한 그룹은 회사채 발행이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이 불안해지고 부채비율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곳은 차환이 원활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가장 위기로 꼽혔던 2월 만기(5조5650억원)가 무사히 지나가면서 한숨 돌렸다는 평가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증권가는 3월 만기 물량이 3조90억(KDB대우증권 추정치)~3조230억원(삼성증권 추정치)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증권 추정치에 따르면 등급별로는 AAA등급(6400억원), AA등급(1조1180억원)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실상 위험 기업들로 분류되고 있는 A등급(7160억원) 기업들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BBB등급 물량도 4200억원에 달한다. 특히 BBB등급 건설사 회사채 만기액이 1300억원으로 월별로 4번째로 많은 만기가 몰려있다.

그러나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들은 회사채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A등급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13.9%대에 머물고 있다. A등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지난 2005년 59.9%까지 올라갔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당시에는 35.8%까지 내려갔다가 40% 안팎 수준을 유지했었다.

■기대반 우려반

전문가들은 풍선효과를 기대한다.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하면서 공사채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회사채 시장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경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연간 약 20조원씩 발행되던 주택저당증권(MBS) 공급이 크게 줄어들고 공사채 및 금융채 발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량 회사채에 대한 강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크레디트 발행물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채권 거래 부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극화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건설, 해운 등 취약업종의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비우량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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