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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공룡 ‘카카오’ 금융결제업 진출.. 소액결제업체 비상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2 17:29

수정 2014.10.29 04:29

모바일 공룡 ‘카카오’ 금융결제업 진출.. 소액결제업체 비상

카카오가 올 상반기 중에 금융결제 서비스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소액결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중소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소 소액결제 업체들은 모바일 초대장을 통해 경조사비를 스마트폰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카카오가 해당 시장에 진출하면 수천만명의 회원을 앞세워 기존 업체들의 고객을 유인해 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조만간 선보일 금융결제 서비스는 금융결제원의 18개 시중은행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의 방식으로 나올 예정이다. 금결원에서 제공하는 뱅크월렛 서비스는 오프라인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모바일 현금카드'와 선불충전방식인 '뱅크머니'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카카오는 후자의 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이 카카오톡과 연동되면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해놓고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하기를 클릭만 하면 편리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일정 금액 이상을 송금할 수 없는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친구 간 경조사비, 부조금, 각종 회비 등을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카카오의 금융결제서비스 진출 소식에 경조사비를 타깃으로 한 중소 모바일 결제 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청첩장을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보내고, 불참할 해당 청첩장 서비스에서 축의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거대 회원수를 보유한 카카오가 이 서비스에 진출하면 기존 고객들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모바일 소액결제 시스템을 활용한 창업 아이디어를 특허 출원 중인 중소업체가 많은데, 특허출원이 완료되기도 전에 카카오가 해당 시장에 진출하면 중소업체들의 아이디어는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A사 관계자는 "카카오가 수천만명의 회원수를 기반으로 금융결제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우리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으로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아이디어 기획서를 작성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지원을 받았다"며 "아직 시작도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거대 경쟁자를 만나 사업 개시도 못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사실 이들 중소업체와 카카오의 결제 서비스는 제공 과정이 다르다. 카카오의 경우 금융결제원을 통해 뱅크월렛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경조사비 모바일 결제 업체들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통해 결제대행(PG)사들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 구입 시 소액결제시스템을 통해 금액을 지불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두 서비스는 큰 차이가 없다. 모바일 메신저나 SNS를 통해 받은 청첩장에서 바로 결제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송금을 진행하는 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한 카카오톡이 절대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국내 회원수는 3500만명으로 이는 국내 총 인구수인 4800만명의 약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중소업체들은 아직 카카오가 구체적으로 금융결제 서비스에 대한 수익모델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수수료율을 어느 선으로 책정할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모바일 청첩장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월렛 서비스에 쿠폰이나 멤버십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럴 경우 더더욱 우리와는 경쟁이 안 된다"며 "무엇보다도 수수료를 어느 수준으로 책정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금융결제원이 제휴를 맺고 제공할 뱅크월렛 서비스는 경조사비에 국한된 게 아닌, 송금을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금융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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