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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용산개발 논란에 서부이촌동 ‘기대와 우려’ 교차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6 16:39

수정 2014.10.29 03:23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용산 개발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서부이촌동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2동 이촌시범 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용산 개발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서부이촌동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2동 이촌시범 아파트 단지 전경.

"정몽준 의원의 말 한 마디로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와 방문이 늘었다. '정몽준 찍어야 진행이 더 빠르지 않겠느냐'는 전화도 온다. 아무래도 단계적으로 한다고 하니까.." (서울 용산구 이촌2동 B공인 관계자)

"코레일 땅인데 서울시가 개발하니, 마니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현대중공업 다 팔아도 그 땅 다 못산다.
그런 말로 주민들을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이촌2동 H공인 대표)

7년간 지지부진했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결국 지난해 최종 무산되면서 '마침표'를 찍은 듯 했으나 최근 '쉼표'로 바뀐 분위기다. 서울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수습에 진통을 겪었던 서울시는 이와 관련, 철도정비창과 주거지(서부이촌동)을 분리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상황. 이처럼 용산 개발이 시장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서부이촌동 주민과 중개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정 의원 발언 이후.."

16일 찾은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은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과거 개발구역 해제 이전 상황 보다는 다소 활기를 찾아가고 있었다. 1~2명씩 방문객이 있는 중개업소도 눈에 띄었다. 정 의원의 용산개발 재추진 발언 이후 확실히 문의는 늘었지만 이에 대한 시각은 중개업소별로 확연히 달랐다.

이촌2동 S공인 대표는 "정 의원 발언 이전에도 철도청 부지를 계속 비워둘 수는 없는 것이라서 '언젠가는 개발되지 않겠느냐'며 투자 문의가 있긴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이번 발언 이후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외부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 실사를 나오기도 한다"며 "더 낡은 단독주택이나 빌라쪽이 우선적으로 될 것으로 보고 지분 문의와 소형 아파트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내는 곳도 적지 않았다. H공인 대표는 "주민들은 지금 서울시, 코레일, 드림허브 모두 사기를 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이 든 주민들을 중심으로 과거 1억원씩 받을 수 있다며 속여서 찬성 동의를 받았던 데 대한 반감이 남아 있어 이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P부동산 대표도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야 하는데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개발을 한다고.. 거래도 없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했다.

주민들은 다소 무신경했다. 30대 주부는 "이미 지난해 다 끝나서 무산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50대 여성은 "동네 주민들이 (정 의원 발언을) 그다지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단계적으로 개발한다는 정도로만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와 정 의원측 모두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에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 주거지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 위주로 재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노후화가 이미 심각한 시범아파트(1970년 10월 입주)와 시범중산아파트(1970년 6월 입주) 등의 경우 시가 맞춤형 개발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50%)인 이들 지역을 준주거지역(400%)으로 상향해 사업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중개업소측은 설명했다.

■"매도-매수 가격차로 거래 안돼"

문의가 늘었는데도 실제 매매 거래는 뜸하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언.

S공인 관계자는 "매수자와 매도자간 희망 가격 차가 크다"며 "재산권이 묶였던 지난 7년 공백으로 인해 가격 기준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매도자의 경우 지난 2007년 13억원에도 거래됐던 대림아파트를 7억원에 판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공인 관계자는 "구역지정 해제 이후 대림 아파트의 경우 4~5건 거래됐다"며 "대림 아파트 전용 59㎡가 4억8500만원에, 84㎡는 7억2800만원과 9억원에 거래됐고 114㎡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 북한강 성원아파트(59㎡)의 경우 올초 5억7900만원 선에서 거래된 데 이어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는 6억원까지 올라 있다고 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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