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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지갑 ‘닫고’ 기업투자 ‘줄고’ 韓경제 노후화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7 17:36

수정 2014.10.29 03:08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깊어져 가계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크게 줄였다. 정부는 빚을 얻어 생긴 여유자금으로 주식이나 국외 투자를 늘렸고, 금융기관들은 국내 기업 대출은 줄이는 대신 가계대출을 늘리는 등 안전 위주로 자금을 운용했다.

경제주체들의 이런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자금운용은 한국경제를 노후화 시킬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중 자금순환표(잠정)'를 보면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국내 가계부문 전체의 지난해 '자금잉여(여유자금)'는 8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83조4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2003년부터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규모다.

이혜진 한은 자금순환팀 과장은 "소득을 밑도는 소비증가로 가계에 남는 돈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가계의 여유자금은 안전자산으로만 이동했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유가증권 투자는 2012년 14조6000억원 감소세에서 지난해에는 8조5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전체 예금 64조8000억원 중 장기저축성예금은 2012년 17조5000억원 증가세에서 2조4000억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에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은 15조5000억원에서 50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보험.연금도 83조5000억원으로 80조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금융부문의 자금조달 중개 기능도 크게 위축됐다. 한은을 제외한 전체 금융법인이 가계.기업.정부 등 비금융부문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166조9000억원으로 20조원가량 감소했다. 비금융부문에 공급한 자금도 161조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정부는 주로 국채 및 금융기관 차입금 확대로 35조8000억원을 조달했다. 규모는 4조1000억원가량 줄었다.


정부의 운용 자금순환표에서는 2012년 19조2000억원에 불과하던 유가증권 투자는 25조5000억원으로 늘린 게 눈에 띈다. 전년 20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던 국외 운용 규모는 12조500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대 자금수요처인 비금융기업부문에선 설비투자가 위축된 영향으로 자금부족(순외부자금조달) 규모가 2012년 59조8250억원에서 39조7270억원으로 줄었다.

kmh@fnnews.com 김문호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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