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제2의 김경희’ 될까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7 17:36

수정 2014.10.29 03:08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제2의 김경희’ 될까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의 자리에 여동생 '김여정'이 섰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가 또다시 공개석상에 부인 리설주가 아닌 여동생 김여정을 대동했다. '김정일-김경희' 남매 조합이 대를 이어 '김정은-김여정' 조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비서가 여동생 김여정을 대동하고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제1비서의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황병서.홍영칠.마원춘 당 부부장.김여정순으로 수행 간부를 소개했다. 김여정의 수행은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불참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 권력의 중심무대에 김여정이 공식 등장한 건 지난 9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소에 오빠 김정은 제1비서를 수행하면서부터다. 김 제1비서는 당시에도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대신 김여정을 대동했다. 북한 권부의 김여정 위상정립 작업이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여정의 정치적.상징적 역할은 그 시작부터 고모 김경희를 뛰어넘는 모양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김여정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이라고 소개해 그가 노동당 부부장, 우리의 차관급 직책을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여정이 27세의 나이에 권력의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은 41세(1987년)가 되기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식 수행원으로 보도된 적 없는 고모 김경희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국정 운영에서의 역할도 김정은 체제의 김여정과 김정일 체제의 김경희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경희는 부친 김일성 주석의 건재와 철권통치자 김정일 위원장의 그늘 밑에서 국정에 개입하지 않은 채 주로 오빠와 김씨 일가의 사생활을 돌보는 내조자 역할에 머물렀다. 김여정의 경우 김정은 제1위원장을 곁에서 보필하면서 권력 핵심부의 여론을 종합해 전달하는 창구역할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퍼스트레이디 리설주의 역할을 김여정이 넘겨받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리설주는 지난 2012년 7월 6일 열린 모란봉악단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남편 김정은 제1비서와 함께 8차례나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은하수관현악단 가수 출신인 리설주는 모란봉악단 설립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이번 행사 불참은 곧 김여정의 위상강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리설주 역시 공식 무대에서 2선으로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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