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산업계.. 업종별 경기 긴급진단] (4) 스마트폰·TV 성장성 둔화 직격탄.. 대형업체도 찬바람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30 17:41

수정 2014.10.29 00:46

[위기의 산업계.. 업종별 경기 긴급진단] (4) 스마트폰·TV 성장성 둔화 직격탄.. 대형업체도 찬바람

완성품(세트)업체를 받치고 있는 전기전자부품·소재 등 후방산업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스마트폰, TV 시장 등의 성장성 둔화로 부품 수요는 줄고 세트업체들의 단가인하 압력은 높아지고 있어 '잿빛' 전망 일색이다.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기술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엔저에 힘입어 수출경쟁력이 상당폭 강화됐다.

실제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관련부품 업체를 합쳐 추정한 국내 디스플레이(15개사), 휴대폰(11개사), 전자 장비 및 기기(17개사)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전망치는 뚜렷한 하향세다. 올해 초만 해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2014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1087억원이었으나 최근에는 2조9350억원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휴대폰 및 관련부품 업체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41조5261억원에서 37조1416억원으로 3개월 만에 10% 넘게 줄었다. 전자장비 및 기기업체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대비 26.6%나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상저하고'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디스플레이다. 완제품 소비 정체로 패널 수요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조사한 106.68㎝(42형)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은 오픈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50달러에서 이달에는 137달러로 떨어졌다. 다음 달 예상치는 135달러다. 이대로 가면 6개월 만에 10%가 빠지게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패널업체들은 잇따라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BOE가 올해 8세대 패널 공장을 가동하고 CSOT는 대규모 증설을 계획 중이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하반기에 브라질 월드컵 등 특수로 전반적으로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브라질 월드컵과 크리스마스 시즌 등을 앞두고 세트업체들이 재고 비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이 고급라인 전환으로 제품 차별화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런 기대감에 일조하고 있다. 소형 제품은 저온폴리실리콘 액정표시장치(LTPS-LCD) 라인으로, 대형은 옥사이드 라인으로 탈바꿈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수요부진 우려 고조

지난해 회복세를 탔던 반도체는 올 들어 수요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기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생산비중이 높은 모바일 D램 시장의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3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시장 규모가 3억2000만∼3억3000만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 D램의 현물시장 가격 하락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Gb DDR3 256Mx8 1600㎒ 기준으로 PC D램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28일 평균 1.9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수요를 촉발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스템반도체 육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중은 80%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6.2%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반도체협회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도 산.학.연 협력으로 전력 반도체와 바이오 반도체 등 신시장 공략을 준비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컨버전스산업 활성화 절실

반도체와 함께 '산업계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비롯해 기판소재 등을 생산하는 부품·소재 대형업체들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률은 5.6%로 전년 7.3%에 비해 1.7%포인트 떨어졌다. 매출이 2012년 7조9128억원에서 지난해 8조2565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친 것이다.

LG이노텍도 지난해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2%에 머물렀다. 올해 1·4분기 실적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성장성 정체, 단가인하 압력, 엔저 등 3중고로 전기전자부품·소재 업체들의 마진율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대형 부품업체들이 전자가격표시기(ESL), 전기차용 소형 2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정보기술(IT) 부품기술을 유통, 자동차 등 논(NON)-IT 업종과 접목한 컨버전스 산업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며 "부품·소재 생태계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정부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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