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中 옌타이에 ‘슈퍼 R&D단지’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1 17:28

수정 2014.10.29 00:24

현대차 中 옌타이에 ‘슈퍼 R&D단지’

현대자동차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 버금가는 대규모 연구개발(R&D)단지를 중국 현지에 건립한다.

투자규모는 최대 2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는 이미 일부 시설 착공에 돌입한 상태다. 완공은 올해 연말께로 예상되며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R&D단지의 최종 규모나 내용은 아직 중국 측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엔진과 변속기 등 내연기관 연구개발 부문을 제외한 디자인과 설계 등 모든 R&D시설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산둥성 옌타이에 R&D센터를 짓기로 하고 최근 현지에 '현대차 중국연구개발 유한공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R&D센터의 부지는 300만여㎡(90만여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 면적을 넘는 규모다. 주행시험장을 비롯해 디자인센터와 차량설계동, 환경기술 연구시설, 차량시험실, 전시관 및 식당 등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R&D센터는 미국, 유럽, 인도, 일본 등 여러 곳에 있지만 해외에 통합 R&D단지를 건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엔진과 변속기 등 내연기관에 대한 R&D시설은 제외됐다. 기술유출 논란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R&D단지는 현지화를 위한 디자인과 전자장비, 설계 등에 대한 연구가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중국에 R&D단지를 건립하는 건 중국에서 'R&D→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자립경영 토대가 탄탄해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올해 말 중국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1000만대 돌파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 측의 끈질긴 R&D센터 건립 요구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차 측은 중국 제4공장 건설에 맞춰 이번 R&D센터 건립을 전격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004년 이후 중국에서 새로운 자동차 생산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최소 6200만달러(약 650억원) 이상을 투자한 R&D센터를 반드시 만들도록 하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그동안 현대차 측에 R&D센터의 조속한 건립을 계속 요구해왔다"며 "특히 현대차가 중국 제4공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중국 R&D단지 건립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제4공장 허가를 앞두고 현대차가 대규모 R&D단지를 건립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유출 우려로 내연기관 연구시설이 빠졌기 때문에 중국 R&D단지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를 놓고 앞으로 현대차와 중국 측 간에 또 다른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화를 위해 현재 중국 내 R&D센터를 건립하고 있다"며 "아직 중국 측과 협상 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로 건립할 것인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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