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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무장 국내만화, 지구촌 홀린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4 17:43

수정 2014.10.28 09:17

웹툰으로 무장 국내만화, 지구촌 홀린다

1990년대 정부 규제로 몰락의 길을 걸었던 국내 만화산업이 '웹툰'으로 재탄생해 부활하고 있다.

국내 웹툰은 포털 플랫폼과 라인, 카카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발판 삼아 전 세계 무대로 진출하고 있으며 인기작의 경우 동영상 형태의 무빙툰으로도 제작돼 유통되고 있다. 특히 일본 작품 일변도인 전 세계 만화시장에서 한국이 웹툰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업체들이 웹툰을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는 플랫폼 사업에 진출해 다양한 웹툰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게임업체 NHN엔터테인먼트도 웹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레진코믹스, 에어코믹스 등도 웹툰 플랫폼 사업에 가세하면서 웹툰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웹툰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 국내 만화산업은 하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재동 교수는 "1997년 정부가 청소년보호법을 만든 이후 만화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만화산업은 침체기를 맞게 된다. 1997년 '미성년자보호법'이 '청소년보호법'으로 개정되면서 성인용 만화는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8년 한.일 문화개방이 시작되면서 일본만화가 국내시장에 진입하며 한국만화는 경쟁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웹툰이 등장하며 국내 만화시장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웹툰이 각광받기 시작한 건 네이버 웹툰, 다음 웹툰, 레진코믹스 등 웹툰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부터다.

특히 올해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웹툰 기능이 접목될 예정이어서 국내 웹툰의 글로벌 진출의 길도 열릴 전망이다. 라인 웹툰은 언어 사용 인구가 많은 영어와 중국어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또한 네이버는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런던도서전에서 노블레스, 신의 탑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끈 만화 작품 20여편을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만화 작가들이 작품을 알릴 기회가 생기자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툰 작가들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의 만화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자신들의 작품을 네이버를 통해 알려서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웹툰은 온라인 상에서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도 한몫하고 있다. 콘텐츠 유료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웹툰 유료화가 가장 활발한 곳은 레진코믹스다. 구글플레이의 최고 매출 순위를 보면 상위 100위 안에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앱)들은 99%가 게임 앱이다. 이런 가운데 레진코믹스는 상위 60위를 차지하고 있다. 앱 자체 다운로드는 무료이지만 콘텐츠 판매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레진코믹스는 9개월 만에 35억원 넘게 매출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게임 앱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레진코믹스는 국내 벤처기업 레진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서비스로 중국, 일본,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노블레스의 손제호 작가는 "전세계 독자들에게 내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라면서 "라인과 같은 SNS를 활용한 웹툰 플랫폼이 우리나라 웹툰 작가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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