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글로벌 IT기업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 금융권 ‘밥그릇’ 빼앗길라

고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1 17:58

수정 2014.10.28 05:20

글로벌 IT기업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 금융권 ‘밥그릇’ 빼앗길라

팽창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장을 놓고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권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물론 스마트폰 제조사와 유통업체, 여기에다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까지 모바일 결제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자금과 수억명의 회원까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전자결제 시스템까지 갖추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낮은 금융업계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 도입된 모바일카드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비접촉 통신기술을 활용한 집적회로(IC)칩 방식에서 올해 들어서는 유심(USIM)을 이용하지 않는 앱방식(서버방식)으로 확산되면서 모바일 결제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월 5억원이던 일평균 모바일카드 이용금액이 같은 해 말에는 105억원으로 21배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출시된 앱방식의 모바일카드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금액이 같은해 5월 5억원에서 12월 95억원으로 19배나 증가했다.

반면 칩 방식은 같은 기간 대비 7억원에서 1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페이스북이나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은행으로까지 사업을 확장, 모바일상에서 회원간의 캐시(현금이나 가상화폐)를 주고받는 송금 서비스에 제일 먼저 뛰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따라서 이런 기업들이 국내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국내모바일 결제 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지불플랫폼인 '알리페이'를, 텐센트도 '텐페이'를 통해 100% 모바일 인터넷 결제방식을 채택하며 모바일 금융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국내 은행 및 카드사들은 모바일 결제시장의 금융업계 파이를 키우고자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KT와 함께 충전식 전자화폐 서비스인 '주머니(ZooMoney)'의 활성화를 위해 실제 신용카드 가맹점에서도 사용 가능한 '주머니 카드'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주머니 카드'는 은행 계좌 없이 스마트폰 현금 지갑인 '주머니' 애플리캐이션에서 신청해 발급받는 카드로, 선불카드처럼 금액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NFC, QR, 바코드를 이용한 온라인 결제에서부터 주머니 카드를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하다"며 "스마트폰 현금지갑 서비스인 주머니와 주머니카드 모두 이용하면 굳이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선불형 전자화폐인 '하나 N월렛'의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추첨을 통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상 화폐를 지급하거나, 다양한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의 행사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신한카드는 '신한스마트월렛'을 통해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와 멤버십, 쿠폰을 한 폴더에 저장해 결제할 때 해당 폴더를 선택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즐겨찾기 기능과 신한카드 사용자의 이용 정보를 활용해 주변 맛집 정보나 메뉴 추천, 할인 쿠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 전자지갑서비스인 'm포켓'은 'Find 서비스'를 통해 인근의 삼성카드 매출이 높은 가맹점을 알려주고, 해당 가맹점을 이용한 고객들의 성별과 연령, 평균 결제금액, 시간대별 이용현황 등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만들었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홍보'와 '세부 기능 추가' 등의 영업방식으로 고객유치에만 혈안이어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스마트 금융센터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일반 IT기업이나 유통사들과 달리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모바일 결제 시장을 주도할 만한 지배적인 플랫폼은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모바일 결제시장의 선두자리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스마트 금융의 전반적인 플랫폼 확충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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