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대기업 총수가 아프면 주가도 아프다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15 17:13

수정 2014.10.27 12:53

대기업 총수가 아프면 주가도 아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급성 심근경색 치료로 인해 기업 총수의 건강상태와 그룹 주가에 대한 상관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처럼 '시스템 경영'이 안착돼 있는 곳은 주가가 급락하거나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코스피지수 상승에 겨우 편승하는 모습이다.

■CEO 건강악화에 주가 주춤

15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강 등의 이유로 그룹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대기업 회장으로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꼽힌다.

이재현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상태로 구속수감 중이며 조석래 회장은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간암으로 투병 중이고 김승연 회장은 만성폐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일단 이들 기업의 주가는 거의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

시스템 경영이 가동된 곳이라도 코스피지수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CJ와 효성의 경우 코스피지수보다 조금 나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태광과 한화는 코스피지수 상승보다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우선 CJ는 연초 11만7500원에 시작한 주가는 이날 12만9000원에 마감했다. 5개월여간 1만1500원, 9.79% 오른 셈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19% 상승했다. 효성은 6만9300원이던 주가가 7만900원을 기록해 2.31% 올라 지수 상승을 쫓아가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반면, 태광산업과 한화의 주가는 약세를 기록했다.

태광은 연초 135만원이던 주가가 128만8000원으로 오히려 떨어졌고, 한화는 3만8400원이던 주가가 줄곧 약세를 기록하며 지난 12일 2만7850원까지 급락한 뒤 3만250원으로 겨우 3만원 선을 지켰다. 한화는 코스피지수가 2.19% 상승할 때 이와 반대로 무려 23.41%나 하락했다.

■큰 의사결정 못해 전망 불투명

대기업 총수의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주가가 횡보 수준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은 '시스템 경영'이 어느 정도 안착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총수의 건강 악화로 인한 경영공백은 대규모 시설투자 등 선 굵은 결정을 하지 못하고 현상유지에 머물러 주가 측면에선 그리 밝지 않다.

CJ와 효성의 경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CJ에 대해 "중장기 관점 투자선호는 가능하겠지만 현 주가에 모든 기대를 반영하기에는 부담이다"라며 투자의견 '보유(HOLD)'를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13만6000원으로 산정했다. 효성에 대해서도 최지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공업부문의 실적개선 진행 여부 등과 함께 경영진의 문제 및 상속구도 미확정이 주가 상승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의 경우도 김승연 회장의 건강상태가 다소 호전되고 있어 경영일선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지만 아직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1.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지배기업 순이익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면서 "한화의 손자.증손자.고손자회사의 실적개선이 매우 더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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