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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암초 만난 게임社 이유있는 외도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29 17:41

수정 2014.06.29 17:41

규제 암초 만난 게임社 이유있는 외도

안팎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게임사들이 비(非)게임 분야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NHN엔터테인먼트가 게임 외 업체들을 인수하며 비게임 분야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이는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웹보드게임 규제가 시작되며 웹보드게임이 주사업 분야였던 NHN엔터의 경우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자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엔터는 최근 취업 포털업체인 인크루트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NHN엔터는 이달 초에는 티켓링크 인수를 완료했으며 지난 4월에는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업체 피앤피시큐어를 인수하기도 했다.

온라인·모바일 게임 제작 및 퍼블리싱을 주업으로 하는 게임사가 지속적으로 비(非)게임 분야 진출을 확장시켜 나가는 이유는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선 대자본을 등에 업은 글로벌게임사들이 시장을 빼앗고 있으며 국내에선 정부의 게임 규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2014년 1·4분기 실적발표에서 정우진 NHN엔터 대표는 "게임은 가변성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내기 위해서는 비게임 신규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NHN엔터는 정보기술(IT)과 접목될 만한 사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NHN엔터의 경우 국내 타 게임사에 비해 규제 직격탄의 강도가 셌다. 지난 2월 24일 웹보드 게임규제가 시작되면서 NHN엔터테인먼트의 웹보드 게임 이용자수는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매출은 60% 하락했다. 웹보드 게임은 NHN엔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약 40%를 차지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1·4분기 NHN엔터 웹보드 게임 매출은 45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3%, 전분기 대비 22.6% 감소한 수치였다.

이에 지난 3월 NHN엔터는 주주총회를 열고 결제대금예치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 및 관리업, 온·오프라인 교육업 등을 사업 정관에 추가해 게임 외 신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NHN엔터가 최근 인수한 업체들을 기반으로 어떠한 사업을 구상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 대표는 "티켓링크 인수는 프로야구 팬을 기반으로 강력한 포털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이용자를 활용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게임분야는 연말까지 2000억원 정도의 투자를 할 예정이지만 비게임 부문은 특별히 예산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지속적으로 비게임 분야의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가장 최근 인수한 인크루트는 온라인채용정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사관리(HR)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업 전문 포털업체로, 지난 1998년 11월에 설립됐다. 사람인과 잡코리아와 함께 국내 3대 취업포털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취업 정보 제공과 더불어 헤드헌팅, 취업 교육, 공모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국내 대표 게임업체 중 하나인 넥슨의 경우 지주회사 NXC가 노르웨이의 명품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를 지난해 약 5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웹툰 서비스 업체인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억원을 투자하며 비게임 사업 부문 확장에 활발한 모습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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