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다시뛰는 산업계 이제는 내실 다지기]] (5) “한국, IT로 먹고사는데..” 글로벌 IT시장 불황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진국부터 뚫는다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30 17:55

수정 2014.06.30 17:55

[다시뛰는 산업계 이제는 내실 다지기]] (5) “한국, IT로 먹고사는데..” 글로벌 IT시장 불황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진국부터 뚫는다

"삼성과 애플을 제외한 전 세계 전자·정보기술(IT) 업계 매출의 56%를 차지하는 50개 이상의 글로벌 상장기업은 이미 재정 부실화에 빠졌거나 재정 부실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기업구조조정 자문사인 알릭스파트너스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글로벌 소비재 전자제품 업계 절반 이상이 재정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TV와 모바일 등 완제품(세트)부터 패널 등 부품까지 모든 제품의 수요가 줄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자·IT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 LG 등 국내 대표기업들은 일본의 부활과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내 전자·IT업체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위기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함께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다시뛰는 산업계 이제는 내실 다지기]] (5) “한국, IT로 먹고사는데..” 글로벌 IT시장 불황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진국부터 뚫는다

■IT·전자 ‘트리플 침체’


모바일·TV·PC 등 3대 IT·가전기기가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전자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PC에 이어 TV 시장이 하강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폭발적인 성장세로 IT.전자 산업을 끌어온 모바일기기 시장마저 성장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 매출액은 1000억달러로 전년보다 9.9% 감소했다. 2010년 1177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1년 1172억달러(-0.4%), 2012년 1110억달러(-5.3%)로 매출 기준 3년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전문가들은 10년 가까이 고속성장을 해 온 TV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서 침체에 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TV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브라운관TV에서 평판TV로의 전환과 같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한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부터 전자·IT 산업을 주도해 온 PC 산업은 내리막길로 접어든 지 이미 오래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PC는 지난해 전 세계 매출액이 1949억달러로 2012년 2192억달러보다 11.1% 줄었으며, 올해도 1845억달러로 5.3% 줄면서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의 효자 상품인 모바일기기 시장마저 예상보다 빨리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모바일기기 보급은 당분간 늘어도 중저가 제품 비중 확대로 판매단가가 하락하면서 생산업체들은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IHS는 모바일기기의 경우 올해 3394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3342억달러, 2016년 3275억달러, 2017년 3194억달러로 내리막길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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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산업계 이제는 내실 다지기]] (5) “한국, IT로 먹고사는데..” 글로벌 IT시장 불황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진국부터 뚫는다

■부품산업에 ‘후폭풍’

완제품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산업에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업계는 올 상반기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출하량과 매출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 1·4분기와 2·4분기 대형디스플레이 출하량을 각각 1억6791만대, 1억7053만대로 예측했다.

분기별로 보면 소폭 상승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하락세다. 같은 기간 매출액 면에서도 각각 164억740만달러, 172억8050만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소형디스플레이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디스플레이서치 전망치를 보면 1.4분기 전체 출하량과 매출액은 각각 5억8500만대, 95억987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그나마 2·4분기 이후부터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세계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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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크래커 신세 된 지 오래

일본과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 일본 전자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기업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 및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정부의 지원, 엔저 현상의 지속 등이 맞물리며 과거 '전자 왕국'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의 맏형 격인 소니는 지난해 2·4분기 34억엔(약 387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오랜 부진에서 벗어났다. 파나소닉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6%나 증가했다.

엔화약세가 가장 큰 실적개선 요인으로 분석되지만 카메라, 울트라고화질(UHD) TV 등의 신제품도 일본 업체들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빠르게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하이얼은 세계 냉장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ZTE·화웨이·레노버·쿨패드 등도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LG전자에 이어 나란히 4~7위를 휩쓸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노력에 엔화 약세가 겹친 결과"라며 "중국 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기술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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