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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이젠 통합 고민할 시점”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3 17:15

수정 2014.07.03 17:15

“하나·외환은행, 이젠 통합 고민할 시점”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3일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단 간담회에서 "지금 당장 통합한다는 게 아니라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라는 것"이라며 "나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고, 두 은행의 행장 및 이사회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 은행이 하나로 뭉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예로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법인(PT Bank KEB Hana)의 성장사례를 들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전략.재무 담당)은 "투 뱅크 체제로 너무 오래 있다 보니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지연된다는 우려가 많다"며 "외환은행은 규모에 비해 너무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신한금융이 약 1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KB금융이 1조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하나금융은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011년 대비 54%, 외환은행은 22%, 두 은행을 합치면 36% 감소했다.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 우려에도 김 회장이 '통합'카드를 꺼내든 것은 정체된 성장과 코스트(비용)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해외시장에서 통합 시너지가 나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 회장은 중국 하나.외환은행의 법인 통합과 관련해서도 "톈진, 베이징에 있는 두 은행이 (통합신청서를)제출해 10월 중 승인이 나서 통합될 것"이라며 "통합법인명은 현지 법규에 따라 모그룹 이름(하나)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중국에 진출한 외자은행 중 16위인 하나.외환은행 중국법인이 2025년 5위 정도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의 사전단계로 받아들여지는 하나SK카드.외환카드의 통합법인은 올해 말께 출범할 것으로 하나금융은 예상했다. 이 부사장은 "(외환카드 분사)예비인가는 받았고, 곧 본인가까지 받아 분사되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작업을 해야 한다"며 "올해 말까지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김 행장이 하나은행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조직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과거 미래저축은행의 부당지원과 관련,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하나은행 종합검사와 KT ENS 관련 부실대출에 대해 제재를 한다.

하나은행 종합검사 결과, 최고경영자의 책임까지 물을 만한 내용은 없지만 KT ENS 관련 건은 김종준 행장까지 책임 소지가 있는 정황이 발견돼 적어도 주의적 경고 등 경징계가 예상된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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