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서부를 선점하라] (3) 年 168조 소비 ‘쓰촨성 왕서방’ 품질·브랜드로 유혹하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6 16:49

수정 2014.07.06 16:49

[중국 서부를 선점하라] (3) 年 168조 소비 ‘쓰촨성 왕서방’ 품질·브랜드로 유혹하라

중국 동부 연안지역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어도 꾸미지 않고 저축성이 강한 데 비해 청두는 중국의 일반 소비자들에 비해 소비 성향이 강하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의 청두 충칭 등 도시 인구가 많고 경제 발전 속도가 빠른 중서부 내륙지역을 핵심 거점으로
향후 1~2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서부를 선점하라] (3) 年 168조 소비 ‘쓰촨성 왕서방’ 품질·브랜드로 유혹하라

■롯데백화점 "1~2년 후 손익분기점"

센터 안에 들어서자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대형 워터파크, 실내 스케이트장 등에서 시민들이 쇼핑과 오락을 즐기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완공과 함께 이곳에 입주했는데 지하 1층~지상 4층 상업시설의 절반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중국 내 4개 점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백화점 내부에는 화장품, 커피숍, 의류코너 등 익숙한 국내 브랜드가 많았다.

남 총경리는 "센터 안에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 풀장과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 등이 갖춰져 있어 주말에는 친구, 가족들과 함께 쇼핑과 오락을 즐기려는 고객이 많다"면서 "롯데백화점은 개점 이후 브랜드 관계자들과 고객들, 현지언론 등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화장품, 여성의류, 잡화류 등의 매출이 30%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품목도 15%대의 판매를 유지하는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쏠림현상이 없다"면서 "제품 구성도 현재 한국 브랜드가 15%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한국의 느낌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의 여러 도시들을 공략하기보다는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경영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 2008년 롯데백화점은 중국 베이징의 번화가인 왕푸징에 처음으로 백화점을 열었지만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낸 뒤 4년 만에 문을 닫은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남 총경리는 "현재 청두, 선양, 톈진을 중심 축으로 집중화 전략을 통해 낭비 요소와 비효율성을 줄여 나가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청두지점이 중국 내 매출 1위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롯데백화점은 청두 동쪽지역 34만㎡ 부지에 백화점과 롯데마트, 호텔, 아파트,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종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세기 글로벌센터'에 입주한 롯데백화점 청두점. 백화점 내에는 화장품, 의류코너 등 국내외 브랜드숍이 입점해 있다. 사진=김홍재 기자
'신세기 글로벌센터'에 입주한 롯데백화점 청두점. 백화점 내에는 화장품, 의류코너 등 국내외 브랜드숍이 입점해 있다. 사진=김홍재 기자


■소비재 업종 전략적 접근 필요

청두를 포함한 쓰촨성에는 현대자동차, 롯데백화점 등 대형 업체 외에도 식료품, 화장품, 의류업체 등 소비재 업종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쓰촨성은 윈난성 등 6개성과 1개 직할시(충칭시)와 인접해 있어 각종 물자의 1차 집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청두~유럽 간 화물열차가 운행되고 청두동역은 아시아 최대 화물 열차역이며 ?뤼우 공항은 중국 4대 공항 중 하나다. 쓰촨성의 연간 성장률은 13.9%로 중국의 평균 성장률보다 높고 지난해 소비총액은 1조355억위안(약 168조원)에 이른다. 특히 청두시는 부성급 도시 중 소비시장 규모가 광저우, 선전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소비재 업종을 중심으로 청두행이 줄을 잇고 있다.

청두 도심의 티엔푸 광장에서 유자차와 한국 식료품을 판매하는 중소업체 '하오유' 이재석 사장을 만났다. 이 사장은 "한국의 유자차는 중국이나 일본 유자차와 달리 향이 좋아 중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처음에 유자즙을 짜서 판매할 때보다 유자 건더기를 넣어서 판매하자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사람들은 실제로 유자가 들어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 더 많이 사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전남 고흥 한성푸드영농조합에서 유자차를 공급받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과거에 배로 산둥성으로 유자차를 운반한 뒤 다시 차량으로 운반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창장(양자강)을 통해 배로 들여올 경우 물류비를 약 3분의 1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물류비를 줄이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2012년에 매출 12억원, 수출 11억원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국내 대표적 식품 제조사인 대상그룹이 쓰촨성에서 1500여개의 편의점을 운영 중인 홍치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서부공략에 나섰다.
차오스루 청두 홍치 회장은 기자와 만나 "한국의 화장품, 생활용품 등은 질이 좋고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인들이 매우 좋아한다"면서 "식료품도 인기가 좋아 앞으로 김치, 조미료, 간식 등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단독으로 서부 시장에 진출하는 것보다 합작 등의 형태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쓰촨성 수출입상회 샤오천 이사장은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화장품에 들어가는 중약 성분은 대부분 이 지역에서도 생산되기 때문에 한국 업체가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 진출하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고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면서 "한국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합작 시 짧은 시간에 인지도를 높이고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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