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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콧바람에 한국경제 웃고 울고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13 17:56

수정 2014.10.24 11:11

대륙의 콧바람에 한국경제 웃고 울고

'아모레퍼시픽 주가 200만원 돌파, 시가총액 18위.'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기업주 급락.'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삼성전자 관련주의 주가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중국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증대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반면, 중국 저가스마트폰의 선전으로 시장을 빼앗긴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주들은 울상이다.

특히 부품주의 급락은 한국 제조업이 경쟁력 부문에서의 비교우위를 잃고 '대륙의 역습'이 본격화된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 정책, 기업 전략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날 206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인 1월 2일 주가 100만7000원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단기간 내 100% 이상 주가가 올랐다. 시가총액도 18위로 17위인 LG전자를 약 6000억원의 차이를 두고 뒤쫓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12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2080선을 돌파하며 상승곡선을 그릴 때 과실을 따먹지 못한 삼성전자는 특히 관련 부품주들마저 위협받고 있다.

■중국에 '좌지우지(?)'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상승세와 삼성전자 하락세의 공통분모는 중국이다. 아모레퍼시픽 중국법인은 지난 2.4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3%, 33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말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니스프리는 분기 매출액 2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오래된 마몽드의 경우 마케팅 비용 감소 및 점포당 매출액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7.3%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샤오미에 1위를 빼앗겼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부품주의 주가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전문 제조업체로 삼성전자 납품 비중이 40%인 인터플렉스는 지난 7월 1일 1만4250원이었던 주가가 현재는 1만1700원으로 18% 가까이 하락했다. 연초 1월 2일(2만300원)에 비해서는 30% 가까이 떨어졌다. 또 다른 FPCB 제조업체 플렉스컴 주가도 7월 1일 6930원에서 5140원까지 약 26% 하락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거래 중이라고 알려진 신양, 알에프텍, 비에이치, 이엠텍, 아모텍 등도 7월 이후 20%가량 주가가 내렸다.

■중국, 해외시장 영향력 커져

중국자본의 글로벌 장악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중국의 해외직접 투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비롯한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에서 중국자본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지난 7월을 기준으로 글로벌 M&A 규모는 2조3630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2조2390억달러를 벌써 뛰어넘었다. 중국의 M&A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7월 기준 1130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480억달러에 근접했다.

중국 기업의 M&A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다.

중국의 레노버는 지난 1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29억1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또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한 금액은 총 6억6111만달러(5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64만달러(3건)에 비해 2796% 증가했다.
특히 중국 텐센트는 지난 3월 CJ게임즈에 5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29%를 확보하기도 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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