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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PEF 연합, 금호고속에 ‘군침’ 초조해진 금호그룹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14 17:21

수정 2014.08.14 17:21

대기업-PEF 연합, 금호고속에 ‘군침’ 초조해진 금호그룹

매물로 나온 금호고속을 놓고 대기업과 국내외 사모펀드(PEF) 연합군이 결성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만 국내 일부 대기업들이 금호고속의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KKR와 칼라일 등 대형 외국계 PEF들이 이번 인수전에 불참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기업 그룹 간 경쟁으로 좁혀졌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 매각주관사인 메릴린치는 지난 12일 투자안내서(IM)를 발송했다. 티저레터(투자유인서)를 받은 투자자들 중 매물 인수에 참여할 후보들만 비밀보장을 전제로 IM을 받아갈 수 있다. IM을 받으면 그만큼 매물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의미다.

IM을 받아간 투자자들은 대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고속 매각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들이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IBK-케이스톤 PEF도 매각가격이 맞지 않으면 유찰시킬 방침을 세우고 있어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우선매수권 행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들 참여 대기업을 얼마나 설득해 인수를 포기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그룹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무조건 인수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최근 시장환경이 변화하면서 대기업들 간의 이른바 '재벌들 간의 봐주기' 관행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진, 현대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에서 보듯 돈되는 물건은 사정봐주지 않고 사들이고 돈이 되지 않는 물건은 사달라고 해도 안 사준다"며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서로 봐주기보다는 일단 자기부터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등 운송업 대기업들이 금호고속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고속의 전세버스 임대사업 수익이 짭짤하다는 이유에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도 금호터미널이 지난해 신세계에 장기임대세로 받은 5000억원 이외 자금은 추가 조달할 수밖에 없다. 매각가격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예상가보다 높게 나올 경우 자금부족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IB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 인수를 전제로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해 금융권에서 자금을 대출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선매수권이 있기 때문에 인수를 전제로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다만 금호터미널의 재무구조 등을 감안하면 대규모 대출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메릴린치는 오는 9월 초에 예비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예비입찰에 대기업과 사모펀드들이 얼마나 참여할지가 이번 금호고속 매각 흥행 여부를 결정지을 요인으로 전망된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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