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아씨,34년전 헤어진 여동생 경이씨 찾아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26 18:42

수정 2011.06.26 18:42

"동생이 너무 어렸기 때문에 기억하는 게 별로 없을 것 같아 걱정이에요."

34년 전 헤어진 여동생 이경이씨(당시 6세)를 찾는 이경아씨(42)는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절절히 드러냈다.

이경아씨가 동생 경이씨와 생이별을 하게 된 건 지난 1977년.

집을 나간 아버지(이영철씨)로 인해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어머니(윤점분씨)가 경아씨와 두 여동생을 친가로 보냈고 고모를 통해 다른 집에 양녀로 보내지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어머니가 저희를 충남 서산 친가로 보내셨고 얼마 뒤 다시 미아리에 살던 고모님에게 맡겨졌대요. 그리고 고모님이 경이를 대구인지 부산인지에 양녀로 보냈다고 들었어요. 동생의 주민등록번호가 710310-2161933이었는데 이미 말소된 지 오래됐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상은 어떤 정보도 없어 안타까울 뿐이에요."

30년 넘는 세월이 속절없이 흐르는 동안 여동생들의 생사조차 모른 채 그리운 가슴을 안고 살아왔던 이경아씨가 다시 동생 경이씨를 찾기 위해 나선 것은 최근 막내 여동생 경은씨(38)를 찾으면서부터다.


"저 역시 양녀로 보내졌지만 나중에 다니던 학교로 찾아온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동생들 소식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막냇동생 경은이가 국내가 아니라 해외(네덜란드)로 입양됐다는 걸 알게 됐고 수소문 끝에 찾았어요. 막냇동생은 해외입양이 됐기 때문에 기관에 남아 있는 자료를 추적해 찾을 수 있었지만 경이는 지인을 통해 간 것이라 뾰족한 방법이 없었어요."

동생 경이씨를 찾기 위한 이경아씨의 유일한 단서는 어린 시절 동생들과 함께 찍은 한 장의 사진이다.


"친가로 보내지기 전까지 경기도 수원의 신풍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우체국 뒷집에서 살았어요. 동생과 두 살 터울이라 친구처럼 지냈고 수원 팔달성 봉화에 가서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저도 동생도 어렸기 때문에 기억나는 게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어린 시절의 자기 얼굴을 본다면 대번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막냇동생을 찾고 보니 요즘엔 어딘가에 있을 경이 생각에 마음이 더 안쓰러워요. 동생을 만난다면 그동안 못해준 것들을 해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사진설명=34년 전 헤어진 세 자매. 왼쪽부터 둘째 이경이, 막내 경은, 첫째 경아(왼쪽 사진). 이경아씨의 어머니(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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