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업단지 패러다임이 바뀐다] (下) 맞춤형 브랜드 산업단지 공급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6 16:46

수정 2011.06.06 16:46

▲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맞춤형으로 조성 중인 김해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산업단지가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에 적응하며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점차 발전한다'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는 다르다. 과거 산업단지의 경우 진화론의 가설이 맞아떨어졌지만 현대는 진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처음부터 기업 및 환경의 요구에 맞는 산업단지로 공급되는 것이다. 이른바 조성단계부터 진화가 끝난 '맞춤형 산업단지'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새로운 산업 환경에 발맞춰 추진하는 전략은 무엇이고 어떠한 산업단지들이 조성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조성단계부터 달라지는 산업단지

한국의 산업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각 지역 도시개발공사를 비롯해 정부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요 개발 사업자이다. 민간업자도 산업단지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산업단지 개발 주체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신규 국가산업단지의 지정 및 지자체 일반 산단 지정 증가, 연구개발(R&D)특구 추가 지정, 구조고도화 사업 본격화 등 산업단지의 개발 수요는 실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단공에 따르면 2010년 9월 현재 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 40곳, 일반산업단지 419곳, 도시첨단산업단지 6곳, 농공단지 417곳 등 모두 882곳에 조성돼 있다. 2006년 말 598곳과 비교해보면 늘어난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산단공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노력하고 정부 역시 산업단지 개발 규제를 완화하면서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때문에 산업단지 개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 산업단지는 '맞춤형 산업단지 개발'이라는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반세기 산업단지를 관리하고 지원한 경험을 살려 '기업수요 파악→개발→관리 및 맞춤형 지원' 등 통합 개발관리지원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입지를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수요자가 중소기업임에 착안, 중소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작은 필지로 소기업까지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한다는 아이디어다.

이는 단순한 산업단지 관리·지원 등 소극적인 업무에서 탈피, 개발 중심의 플레이어 역할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라 할 수 있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은 산단공도 산업단지 개발사업 시행자로 규정해 놨기 때문에 걸림돌도 없다.

지난해 초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개발사업처를 신설했다. 단지개발팀과 건축사업팀을 하부조직으로 만들었으며 신규채용 등으로 개발 전문 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산업단지 행정관리에서부터 공장설립지원, 산학연 클러스터, 생태산업단지를 포함한 체계적인 기업경쟁력 지원서비스 등은 산업단지 조성 후 기업들에 주어지는 추가 혜택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특화산업, 산학융합, 산업클러스터, 디자인, 문화, 생활편의시설, 생태산업단지 등 브랜드가 있는 프리미엄 단지를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8곳의 맞춤형 산업단지-중소기업의 '뜻'대로

산단공이 2006년부터 직접 개발을 시작한 산업단지는 모두 8곳이다. 강원도 원주 문막 1곳은 개발을 끝냈고 나머지는 아직 진행하고 있다. 원주문막산업단지는 42만㎡ 면적에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조성, 운영 중이다. 의료기기 및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의 신규투자는 활발하지만 산업입지가 부족해 원주지역에 산업단지를 마련한 것이라고 산단공은 설명했다.

경남도 김해일반산업단지는 국내 최초의 맞춤형 녹색산업단지이다. 김해시 주촌면 망덕리와 농소리 일대에 150만㎡ 규모의 산업, 지원, 주거, 상업, 녹지, 공공시설용지가 갖춰진 복합산업단지이다. 기계, 전기전자, 의료기기, 운송장비, 자동차부품 등 80여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단지 내 모든 건물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되는 '저탄소 온실가스저감형'이라는 데 있다. 국내에선 첫 사례다.

또 전기자동차, 전기충전소 설치 등 녹색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과 저류시설의 친환경 생태공원도 들어선다. 입주업체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생산액 2조원, 고용 1만3000명, 직접소득 2200억원가량의 경제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산단공은 부산 및 경남권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 양주홍죽일반산업단지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경기북부지역에 양주시 및 경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59만㎡ 면적에 전자, 기타기계, 조립금속 등 업종이 입주한다. 산단공은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공급면적을 최소 3300㎡형에서 3만3000㎡형까지 다양하게 마련했다.

경기도 이천대월산업단지(6만㎡)는 산업단지 개발이 어려운 이천 지역에 산업입지를 공급하고 공장 난립을 막기 위해 이천시 대월면 초지리 일대에 소규모 산업단지 형태로 꾸며진다. 지방도 337호선이 지나고 영동고속도로 이천 인터체인지(IC)가 밀접해 있어 뛰어난 교통접근성을 자랑한다. 인근에 하이닉스 이천 공장을 고려하면 관련 업종 입주도 가능하다.

경기도 이천장호원산업단지는 이천시 장호원읍 진암리에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최초로 분양됐다. 기계, 금속가공 등 도시형 첨단산업업종이 유치된다. 중부내륙 및 영동·중부고속도로, 국도3호선, 38호선, 27호선과 가깝다. 내년 성남∼장호원간 자동차전용도로도 개통될 예정이다.

충남 아산둔포제2일반산업단지는 아산시 둔포면 석곡리, 염작리와 음봉면 신휴리 일원에 118만㎡ 규모로 조성된다. 유치업종은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기계, 장비제조업이다. 아산둔포지역은 입지공간이 부족하다는 중소기업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산단공은 아산지역의 디스플레이 산업클러스터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충북 오송제2생명과학단지는 충청권 광역경제권 발전전략 '연구개발(R&D) 허브 및 동북아 정보기술(IT)·생명과학(BT) 중심지' 오송에 333만㎡ 규모로 조정되는 바이오 융복합 지식신업단지이다. KTX 호남선 오송역 및 청주공항이 인접하고 경부고속도로, 국도가 연결되어 있는 등 교통이 좋다. 오송 제1단지에 식약청, 질병관리본부 등이 건설 중에 있어 생명과학, 의료분야 6개 국책기관이 입주하게 되면 기업지원 기능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시의 진입관문이자 대덕특구, IT 거점 클러스터인 오창산업단지와 연계협력을 통한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울산테크노산업단지는 정부의 동남권 광역경제권 발전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된 사업이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조성되므로 저가의 산업용지 공급이 가능하며 첨단융합부품소재·신재생에너지 생산·연구 집적화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면적은 160㎡ 규모다.

산단공은 개발 분야 역량과 경험을 확충한 뒤 3∼4년 단위로 최대 10개까지 산업단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