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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도 한국 영어실력은 ‘보통’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05 12:01

수정 2013.11.05 12:01

영어교육에 대한 쏟아붓는 국민적 열의나 비용에 비해 한국 성인의 영어 실력은 보통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교육업체 EF 코리아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세계 국가의 성인들의 영어실력을 평가한 EF 영어능력지수(EPI)를 발표했다. EPI는 각기 다른 나라 성인의 평균 영어실력을 비교할 수 있는 지수로, 3번째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2012년 한해 동안 60개 국가 및 지역들에서 성인 7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 결과, 한국은 영어능력지수에서 24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보통' 등급에 머물렀다. 한국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공교육과 사교육을 합쳐 평균 2만 시간 정도를 영어 학습에 투자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지만 지난 6년간 EF 영어능력지수는 오히려 다소 떨어졌다. 한국 성인의 영어능력은 아시아 국가 중 5위를 기록했지만 영어실력은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것. 한국보다 인구가 27배가 많지만 영어 사교육에 대한 투자는 국내의 절반에 불과한 중국이 6년간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라고 EF측은 전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EF는 성인들의 전반적인 영어 실력은 보통 이상이나 암기와 문법 위주의 영어 교육으로 인해 실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적한 것이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F는 영어 공교육 시스템에서 커뮤니케이션 비중을 높이고 이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시험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PI 결과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노르웨이나 스웨덴처럼 학교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EF는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영어실력이 가장 높았던 곳은 스웨덴이었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이 최상위권인 '우수' 등급을 기록했으며, 중동 및 남미국가들은 하위권이었다. 가장 빠르게 영어실력이 늘고 있는 곳은 터키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으로, 폴란드와 헝가리,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콜롬비아, 페루 등 일부 남미국가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영어에 가장 취약한 지역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였고, 유럽 국가들 중 프랑스는 하향세를 보이며 여타 유럽 국가들과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특히 영어능력지수가 1인당 국민 총소득이나 인간개발지수(HDI)와 같은 경제적 성장 지표와 상관관계가 뚜렷했다. 실제로 브릭스 국가들은 경제동향과 영어능력지수 상승 패턴이 유사했으며, 가장 크게 점수가 오른 터키의 경우 여러 경제적 지표에서 지속적인 급등을 보였다.


EF의 학술연구 부문 수석 부사장 크리스토퍼 맥코믹 박사는 "국가적 영어능력이 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투자, 교사와 시험, 교육제도의 변화, 정부의 역할 등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파급력 있는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면 영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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