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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되기]<18>고령임신의 부담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26 08:42

수정 2014.11.05 11:47

고수익씨(32)의 대학 선배인 박사랑씨(34)는 지난해 결혼, 올 여름 쌍둥이로 첫 아이를 출산했다. 박씨는 고령임신 기준을 한살 앞에 두고 출산한 케이스.

고씨와 한알뜰씨(30)는 출산 축하차 들른 자리에서 고령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말로만 듣던 고령임신의 위험이 생각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고씨와 한씨는 더이상 늦기 전에 아이를 갖기로 결정한 것을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씨의 경우도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이것 저것 신경쓰고 주의를 기울일 것들을 챙기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출산비용이 병원마다 천양지차인데다 같은 병원에서도 검사방법 등에 따라 수백만원의 차이가 있다며 병원비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위법이기 때문에 본인들이 일일이 문의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늦은 출산, 비용은 얼마나

우리나라 산부인과는 병원마다 가격이 일정치가 않다.
그렇다고 병원비가 공개돼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한산부인과 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임신에서 출산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병원과 검사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병원비를 협회나 각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일일이 사례를 선택해 문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씨·한씨 부부가 서울 강북의 한 종합병원과 강남의 유명 H병원에 문의해본 결과에 따르면 임신에서 출산후 산후조리까지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이 들었다.<가격비교표 참조>

다만 이 경우 고령 임신 산모가 출산전 반드시 해야할 것은 초음파 검사와 기형검다. 초음파 검사 추가가격은 서울 강북 S종합병원이 회당 5만원선이었고 강남 H병원는 이보다 두배이상 비싸다. 초음파 검사는 기본이 세번이고 S병원은 34만원 H 산부인과가 30만원선이다.

초음파 검사는 일반 초음파 검사와 정밀초음파 검사가 있는데 일반초음파검사는 뼈 등이 보이며 정밀초음파검사는 장기까지 살펴볼 수 있는 것으로 비용은 정밀초음파가 20만원 수준으로 배 정도 비싸다.

기형검사는 다소 차이가 있다. S병원이 기본2회에 회당 6만원선이고 H병원는 기본 3회에 회당 10만원 이상의 비용을 받았다. 여기에 양수검사를 추가하면 80만(S병원)∼100만원(H병원)가 기본으로 더 내야한다.

특히 기형아 검사도 세가지 물질로 검사를 실시하는 트리플검사(Triple-Test)와 네가지 물질로 검사하는 쿼드검사(Quad-Test)가 있는데 발견율이 10%남짓 차이가 난다. 서울 강북의 H종합병원 기준으로 트리플검사비용은 회당 10만원 안팎이며 쿼드검사는 30만원 내외 수준이다.

또한 고령임신 산모에게 자주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도 검사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는 혈액검사를 통해 5만원선이면 확인할 수 있다. 출산후 산후조리도 2주 기준으로 300여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고 3주를 있게 되면 500여만원 정도가 든다. 고령출산이기 때문에 일반산모와 똑같은 절차를 걸치지만 더 추가해야 할 것이 많은 셈이다.

출산시 제대혈 이식시에도 100만원 남짓의 비용이 들지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주문을 하면 10% 정도의 할인율을 받을 수 있다.

■늦은 출산, 준비는 어떻게

고령임신이라고 해서 일반 산모의 임신과 특별히 준비해야할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고령임신에 따른 산모와 아기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병원에 들러 수시로 체크하고 건강관리에 유념을 해야한다.

우선 출산전에는 임신 7개월까지는 매달 진찰을 받고 9개월까지는 한달에 두번, 그 이후 분만시까지는 매주 진찰을 받아야 한다. 병원에 임신 사실을 전달 받은 뒤 첫 진찰시 ▲빈혈 ▲소변 ▲간염 ▲매독 ▲AIDS ▲혈액형 ▲자궁암 ▲풍진검사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후 방문시에는 ▲혈압 ▲몸무게 ▲소변검사 ▲태동 ▲태아크기 ▲심장박동수도 확인한다.

특히 15∼20주에 산모 혈액을 채취, 기형아 검사(염색체 이상과 신경관 결손의 위험도) 등과 24∼28주에 당뇨검사는 고령임신 산모라면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고령임신은 기형아 빈도수가 다소 높으며 산모의 임신성당뇨 발생 빈도수도 높기 때문이다.

한국산부인과학회 소속 한 의사는 “산모가 35세 이상이 아니더라도 이란성 쌍생아를 임신한 30세 이상 산모는 특별히 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염색체 검사는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검사의 방법은 임신 9∼12주에 융모막 검사를 한다든지 16∼20주에 양수 천자를 통해 염색체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임신, 산모 아기 위험도도 증가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고령 임신일 수록 임신에 의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의 빈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령임신인 산모일 수록 사회생활의 빈도가 높은데, 이를 중단하면서 생긴 스트레스와 향후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생식능력이 감소하고 유산율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25∼29세 사이의 산모는 1000명당 450건 정도의 임신율을 보이는 반면, 이 수치가 ▲30∼34세 산모 400건 ▲35∼39세 산모 340건 ▲40∼44세 산모 180건 ▲45∼49세 산모 100건으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20대에 10%인 자연유산율도 45세에는 90%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산모의 나이에 따라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다운증후근 등의 발생확률도 급격히 증가한다. 25세를 기준으로 1200명당 1명의 발생비율을 보이던 다운증후군 발생율이 35세에는 378명당 1명으로 증가하고 45세에는 30명당 1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 것.

미국의 보고에 의하면 산모의 사망률도 인종에는 상관없었지만 산모의 나이가 35∼39세의 사망률이 20∼24세 여성보다 4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초산 증가 추세

최근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과 맞벌이 가구 증가 및 집값 상승으로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이와 함께 첫 아이 갖는 나이도 늦어지고 있다. 때문에 고령임신도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정자 운동성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임신 확률도 낮출 뿐 아니라 아기와 산모의 건강에도 상당한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고령임신의 기준은 산모의 나이가 35세 이상을 넘어 임신하는 것을 말한다(세게보건기구(WHO)기준). 한국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고령초산의 비율은 지난 95년도 2.4%에서 지난 2003년에는 4.8%까지 9년간 두배 이상 증가했고, 이 기간 평균 산모의 분만 연령도 26세에서 28세로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로 이어지자 고령 임신의 기준에 들지 않더라도 30세 전후로 아이를 갖는 부모들이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기울이는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움말 : 한국산부인과학회

/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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