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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무서운 식욕’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06 16:59

수정 2013.03.06 16:59

차이나머니 ‘무서운 식욕’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차이나 머니'가 세계시장을 사들이고 있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의 첨병인 영화산업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차이나 머니의 공세는 글로벌 경제와 중국 경제가 동시에 침체를 겪고 있는 와중에 이뤄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기업과 부동산은 물론 최근에 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까지 중국 자본의 표적이 되고 있다.

■'파워' 커지는 차이나 머니

세계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차이나 파워'도 커졌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당시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매각하지 말 것을 요청했을 정도다. 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중국은 포르투갈 국채를 사들이겠다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중국투자공사의 자산은 4800억달러 수준으로 이 중 600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OD05옴니버스'라는 이름의 중국 국부펀드 때문에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재계가 긴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도 30% 증가한 772억달러를 기록했다. 단순히 규모만 늘어난 게 아니다. 중국이 인수합병(M&A) 1건을 추진하면서 투자하는 평균금액은 2억5000만달러로 전 세계 평균(90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차이나 머니의 파워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이나 머니 보유잔액은 2008년 4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기준 8조83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4개월 동안은 3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위안화가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에 이어 세계 3대 무역결제통화로 부상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금융시장 판 흔들 수도

중국의 한국 투자는 3대 축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바로 국가외환관리국(SAFE), 중국투자공사(CIC)로 대표되는 국부펀드, 적격내국인기관투자가(QDII) 등이다.

SAFE는 3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외환보유액을 관리하고 있다. CIC는 해외 투자 유형 중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투자 모두 가능하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QDII 펀드다. 2012년 말 기준 한국 투자비중은 6.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또한 증가 추세다.

향후 중국 자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보는 더 빨라질 게 분명하다. 외국계 IB들은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로 위안화 절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으로선 자본수지를 적자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나 머니'의 유입 확대를 보는 시각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이나 머니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규모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 국채의 4분의 1을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걸핏하면 "미 국채를 팔아치우겠다"고 '협박'하는 것처럼,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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