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건설경기 이제 겨우 좋아지는데.. 중견 건설사들 ‘눈물의 정리매매’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6 17:40

수정 2014.10.28 07:16

건설경기 이제 겨우 좋아지는데.. 중견 건설사들 ‘눈물의 정리매매’

최근 건설업계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있다. 건설경기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오랜 침체를 버텨내지 못한 중견 건설사들은 상장폐지를 맞아 정리매매에 나섰다. 특히 벽산건설의 파산과 쌍용건설의 상장폐지는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리매매 첫날을 맞은 벽산건설은 전날보다 92.86%(4680원) 하락한 360원으로 장을 마쳤다. 동양건설산업도 83.88%(2424원) 하락한 466원에 거래됐다. 시공능력평가 35위의 중견 건설사인 벽산건설은 상장폐지에 이어 파산이 확정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 2012년 6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벽산건설은 법정관리 돌입 후 수차례 인수합병(M&A)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중동 아키드컨소시엄과의 M&A가 불발된 벽산건설은 지난달 14일 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한 뒤 이날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동양건설산업도 감사의견 거절로 정리매매에 나서게 됐다. 출자전환으로 자본을 수혈하려 했지만 50억원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소액주주들이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동양건설 주주들은 "M&A를 하려는 곳이 있는 상황에서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기업정상화 기회가 물 건너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시공능력평가 16위인 쌍용건설이 상장폐지를 맞았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736억원대의 영업손실과 6083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최근 2년간 당기순손실이 자본금을 넘어섰다. 여기에 자본전액잠식과 관련한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중견 건설사들의 연이은 상장폐지에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에 있는 건설사들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상장사 중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남광토건, 범양건영, 신일건업 등이다.

남광토건의 경우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의 허가를 받고 M&A를 추진 중이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남광토건은 지난 3월 1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범양건영과 신일건업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통보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은 범양건업은 오는 8월까지, 지난해 자본전액잠식으로 이의제기를 신청한 신일건업은 오는 6월까지 개선 절차를 밟아야 한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