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삼성생명 지분 변동에 관련주 ‘희비’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7:55

수정 2014.10.28 04:27

삼성생명 지분 변동에 관련주 ‘희비’

삼성그룹주들이 삼성생명 지분 매각에 엇갈린 주가 행보를 보였다. 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계열사 간 수혜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매매가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진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이나 향후 삼성생명 보유 지분 등을 중심으로 관련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삼성생명 지분 대량매매 공시를 냈던 삼성전기와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등의 주가는 전일 대비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2.93% 떨어졌고 삼성정밀화학은 2.91%, 삼성전기와 제일기획은 각각 0.68%, 0.82%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 등의 보유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수혜주로 부각되며 장중 3%대 강세를 보였다.

앞서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외에도 삼성SDS 등 4개 계열사가 삼성생명 지분 1.63%를 총 3118억원 규모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리하면서 그룹 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삼성에버랜드만 남게 됐다.

이같이 제조 계열사들이 삼성생명 지분을 장내에 매도하면서 증권가에선 '삼성생명→삼성전자→제조계열사→삼성생명'으로 이어진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 소유구조 중 비판을 받은 것이 순환출자구조와 금산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로 제조계열사들의 삼성생명과 관련한 순환출자가 해소됐고, 삼성생명의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삼성화재에 대한 소유를 단순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보유했던 삼성화재 지분 29만8377주(0.63%)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하락한 삼성생명과 달리 삼성카드 주가는 3.94%, 삼성화재 주가는 0.84%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향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에 시장의 관심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금융 계열사의 삼성생명 지분이 매각되면서 향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계열사는 삼성전자(7.56%), 삼성물산(5.14%), 삼성SDI(0.29%), 삼성중공업(3.56%), 제일모직(0.17%), 삼성테크윈(0.63%) 등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면 삼성생명의 주주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전체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으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분구조 정리에는 최소 수개월은 더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삼성생명을 사기보다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할 때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변화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 또는 본격적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긴박한 변화 진행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기존 순환출자고리 일부를 해소하고 향후 있을 수 있는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가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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