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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무관심에 수익률 최저..미.호주처럼 디폴트제 도입해야”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2 16:42

수정 2014.10.25 00:04

회사와 근로자 무관심으로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퇴직연금을 정상화하기 위해 디폴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은 90%이상이 이자가 낮은 예금으로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로 퇴직연금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가 22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호주 등 연금 선진국처럼 디폴트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퇴직연금 디폴트제도는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전략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 회사나 금융사에서 사전에 정한 투자전략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85조원을 넘을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회사와 근로자의 무관심으로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90% 이상이며, 수익성이 지극히 낮다는 지적이다.


근로자 본인이 운용에 참여하는 확정기여(DC)형은 올 1·4분기 평균 수익률이 0.70% 수준에 불과했다. 또 기업이 퇴직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도 0.75%수준이었다.

이는 국내 예금금리가 2%대 초·중반에 그쳐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 안전자산인 예금만 선호하는데 원인이 있다.

DB형의 경우 근로자 퇴직연금 수익부족분을 회사가 메워줘야 해 재무구조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미국의 GM이 파산하게된 한 원인으로 DB형 퇴직연금의 비효율성이 지적될 정도다.

이날 행사에서 황규만 머서 부사장은 "미국의 DB형 퇴직연금을 적용했던 회사들은 근로자가 사망할때까지 퇴직연금 수익률 부족만큼 지급해야했다"면서 "투자손실에 대해 기업의 책임이 커 문제가 됐다. 국내도 퇴직연금 역사가 길어지면 이런 회사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도 회사와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런 전철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있다. 컨설팅업체 머서 조사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사용자 47%는 향후 저조한 투자수익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 중 '퇴직연금 관리를 안하고 있다'가 46.2%, '어떻게 관리할지 모르겠다'가 46.2%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낮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호주, 칠레 등에서 운영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별로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디폴트제도를 적용한 비중은 멕시코 99%, 스웨덴 92%, 미국 80%, 영국 70%, 칠레 60%, 호주 43%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사업자 안내부족, 근로자 무관심 등으로 적립금이 저금리 안전상품에 장기 방치된다"며 "한국형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해 수익률을 높여야하고, 투자자보호를 위해 감독기관이 승인한 표준포트폴리오상품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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