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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롱숏펀드만 웃었다

김기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2 17:20

수정 2014.10.25 00:01

글로벌 투자 롱숏펀드만 웃었다

지난해 각광받던 롱숏펀드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운용 전문인력 부족, 천편일률적인 운용방식, 낮아진 기대수익률 등이 한계점으로 노출되면서 최근 롱숏펀드에 몰렸던 자금 역시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다만 기존 롱숏펀드 강자들이 부진한 틈을 타 후발주자들이 선전하고 있다. 바로 '롱(매수)'과 '숏(매도)' 전략을 국내주식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영토로 투자를 확장한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37곳의 롱숏펀드는 연초 이후 21일 현재 평균 0.3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아직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한해 8.84% 성과와 비교해서는 초라한 수준이다.


자금 유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2000억원에 머물렀던 롱숏펀드 설정액은 1년여 만에 2조원을 넘어서며 10배 넘게 성장했다. 현재 롱숏펀드 설정액은 2조26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3개월간 롱숏펀드에서는 2637억원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롱숏펀드 운용 능력의 맹점이 부각되면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자 실망한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롱숏 운용을 하기에는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하고, 숏 전략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적어도 아시아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 운용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개별 롱숏펀드 수익률을 보면 이 같은 현상은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롱숏펀드 인기를 이끌던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 '마이다스거북이90펀드' 등은 올 들어 0~1%대 성과를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대신 올 들어 신규 설정된 롱숏펀드 후발주자들이 선전하고 있다. 올 2월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펀드'는 최근 3개월간 3.62%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달 출시한 KB자산운용의 'KB한일롱숏펀드' 역시 3.44%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올 1월 출시한 하나UBS글로벌롱숏펀드도 1.8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한 롱숏펀드 역시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트러스톤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이 물러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덱스헤지증권투자회사'(5.45%),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롱숏펀드'(5.26%), 유리자산운용의 '유리트리플알파펀드(4.80%) 등이 신흥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시장참여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롱숏펀드의 초과 수익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자 글로벌 롱숏펀드 출시가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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