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상승장 옥죄는 펀드 환매.. 전문가 “이번엔 팔면 후회할 것”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2 17:24

수정 2014.10.25 00:00

상승장 옥죄는 펀드 환매.. 전문가 “이번엔 팔면 후회할 것”

펀드 환매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장중 2030선을 돌파하는 등 코스피가 상승하자 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권의 매물 폭탄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선 위로 한 걸음 내디딘 7월 이후 기관투자가는 단 하루도 예외 없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40%가 넘는 자금이 투신권에서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이번에도 펀드 환매에 발목이 잡혀 코스피가 2000선 안착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 둔화 완화 등 국내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대외 변수와 정책 모멘텀 등을 감안하면 속도 조절 이후 장기 박스권을 뚫기 위한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환매 악몽 재현?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1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768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투신권의 매도가 거셌다. 7월 들어 15거래일 동안 펀드 운용 주체인 투신권에서 쏟아낸 매물은 전체 기관 매물의 41.04%가 넘는 8934억원에 달했다. 이는 기관 매물의 대부분이 개인투자자 펀드 환매에 따른 물량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피가 장중 2030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연중 최고치 돌파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2020선에서 지수 상승 탄력이 다시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가파른 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국내주식형 펀드에 277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7월 들어 21일까지 1조587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환매가 상승하는 코스피의 발목을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들어 발생한 사례만 봐도 코스피가 2000선에 다가설 때마다 펀드 환매 수요로 인해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재차 하락한 탓이다.

실제 지난 5월 14일 코스피가 올 들어 처음으로 2010선을 돌파하자 기관투자가는 이튿날인 15일부터 27일까지 9거래일 동안 무려 1조3646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냈다. 2010선까지 상승했던 코스피는 27일 다시 1997.63까지 하락했다.

■2030선 박스권 돌파 기대

다만 전문가들은 커다란 돌발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2020~2030의 박스권 돌파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펀드 설정액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 추가 환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이 첫 번째 근거로 꼽힌다.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은 61조원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60조8000억원.2011년 1월 28일)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수 회복 과정에서 추세적인 펀드 환매가 이뤄진 후 설정액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펀드 환매 시작 수준이 올해 1월 1950대에서 현재 2010대까지 순차적으로 높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기대를 더하게 하는 요인이다. 앞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선 '증가한(increased)' '성장(growth)'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두드러졌다.

실제 이날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뉴욕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해 시장 전망치(7.4%)를 웃돌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의 확장적 통화정책,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늘어난 유동성이 시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고 국내 경기 모멘텀도 부각되고 있는 만큼 3.4분기 중 2200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간 코스피 상승을 제한하는 주요 변수였던 환율도 우호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008.5원으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후 반등하며 17일에는 1029.1원으로 마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변동이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외국인 순매수는 적어도 8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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