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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칼바람에 부자들마저 휘청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8 17:12

수정 2014.10.24 20:59

부동산 칼바람에 부자들마저 휘청

한국이 저성장·저금리와 부동산·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자들의 증가세도 꺾이고 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한국 부자 수는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로 증가하다 지난해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한국 부자의 총 금융자산도 두자릿수 증가를 보이다 지난해 한자릿수 증가로 꺾였다. 한국 부자들은 과거 개발시대 부동산 투자로 고수익을 창출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자산가치 상승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한국 부자는 2013년 말 1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에 그쳤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한국 부자는 2008년 말 8만4000명에서 2009년 말 10만8000명으로 27.8% 늘었다.
이후 2010년 말 13만명(21.3% 증가), 2011년 말 14만2000명(8.9% 증가), 2012년 말 16만3000명(14.8% 증가)으로 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자릿수 증가했다. 그러나 2013년 말에는 16만7000명으로 2.5% 증가에 머물렀다. 이는 부동산시장 침체, 예금금리 하락, 증시 박스권, 내수부진 등으로 부자들의 보유자산 투자성과가 크게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김희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의 부자들은 주로 부동산으로 부를 늘렸지만 지난해 관련시장이 침체되고 정책도 호응을 얻지 못해 관망 비율이 늘었다"며 "증시, 내수 상황도 좋지 않아 대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부자들은 개발시대 부동산으로 돈을 모은 경우가 많다. 한국 부자들의 평균 자산 비중은 주택·건물·상가·토지 등 부동산자산 54.1%, 금융자산 39.6%, 기타자산(예술품, 회원권 등) 6.3%다. 금융자산 중에서도 현금과 예·적금 비중이 50%에 육박해 저금리시대를 맞아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최근 1년 내외 단기성 예금이 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도 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부 부자들은 개발시대 부동산으로 돈을 번 경우가 많다.
요즘 부동산이 침체되자 많은 여윳돈을 1~2%대 예금에 넣고 있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면서 "저성장·저금리가 계속될 경우 제대로 포트폴리오를 갖춰 투자하지 않으면 돈을 불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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