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쐈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0 17:02

수정 2014.10.23 22:33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업 중복 기업 간 합병, 오너 일가의 계열사 지분 매각 등 적극적인 경영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11월 3개사 흡수합병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전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오는 11월 1일 현대위스코와 현대메티아를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가 최대 주주인 현대위아는 변속기와 등속조인트 등 일반 부품과 파워트레인 완제품, 섀시모듈, 플랫폼모듈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 중이다.

현대위아가 최대주주(지분율 50.94%)인 현대메티아는 자동차 부품에 들어가는 주조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지난해 35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위스코는 자동차 부품으로 활용되는 단조품의 제조와 판매를 맡는 회사로 지난해 6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위아는 "합병을 통해 금속소재 가공 역량 강화 기반을 마련해 기업가치 상승 및 주주의 이익 증대에 기여하겠다"며 "경영 효율성 증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같은 날 현대씨엔아이를 흡수합병한다. 회사는 "그룹내 중복된 시스템통합(SI)회사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씨엔아이가 보유한 통합관제, 빌딩자동화 등 건설 관련 정보기술을 융합해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표준 정보화지원체계 및 교육제도를 적용해 건설부문 정보화 지원수준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도 오는 11월 1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인재개발원을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합병목적을 직원 및 근로자 직업훈련 통합운영을 통해 현업적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시장은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간 합병을 두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합병 대상 기업인 현대위스코의 최대주주로 57.87%(34만7241주)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정 부회장은 기업가치가 높아진 현대위아의 지분 1.95%를 확보하게 된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내 주요 상장사들과 함께 대주주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지위를 갖게 됐다"며 "대주주가 지분을 보유한 그룹내 회사가 되면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부회장은 앞서(14일) 보유 중인 이노션 지분의 30%인 54만여주를 3000억원에 모간스탠리사모펀드와 스탠다드차타드, 아이솔라캐피탈 등에 매각했다. 표면적으로는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를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지만 향후 그룹 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현대건설 합병이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현대위아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지만 이는 1.95%에 불과하다"며 "이번 합병은 차랑부품사업의 시너지 효고를 위한 것이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강판(냉연) 사업 합병,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등의 사업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