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간판 바꿀까 말까” 합병 증권사 통합사명 고심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0 21:59

수정 2014.10.23 22:19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증권사들이 '새 간판 달기(사명변경)'로 인한 손익 계산에 한창이다. 기존의 사명과 새로운 사명 중에서 어떤 쪽이 향후 영업에 도움이 될지 고심에 빠졌다.

합병이 진행 중인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잠정적 통합 사명인 'NH우투증권'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은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키로 했다.

아울러 M&A로 인해 새 주인을 기다리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줄지어 있어 이 같은 사명 변경이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농협지주에 인수돼 오는 12월 31일 NH농협증권과의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은 기존의 '우투' 브랜드를 쓰지 않고 새로운 사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증권의 합병법인 사명을 'NH우투증권'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우투' 브랜드를 3년밖에 쓰지 못해 아예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합병 후 '우투'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3년으로 돼 있다"며 "3년 후에 또 사명을 바꾸는 것보다는 아예 합병할 때 다른 사명으로 바꾸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투'라는 브랜드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삼성'을 제외하고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브랜드는 없다"며 사명 변경이 영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H우투증권이 사용 권리 기한의 문제라면 동양증권은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가 목적이다. 지난 6월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은 52년의 역사를 지닌 '동양' 사명을 10월부터 유안타증권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동양증권이 52년의 역사를 지닌 사명을 굳이 변경한 것은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수만명에 달하는 만큼 '동양' 이름을 걸고는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대주주가 변경됐기 때문에 사명 변경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사명으로 새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동양과 유안타를 함께 쓰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동양' 이름은 빼고 유안타증권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증권업계에 M&A가 계속 이뤄지면서 사명 변경이 잇따를 전망이다.

LIG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자회사인 LIG투자증권 역시 KB투자증권과 합병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앞두고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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