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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K C&C 합병설 모락모락..지배력 강화?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16:06

수정 2014.09.02 16:06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SK C&C가 내년 초 이후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최근 SK C&C 시가총액이 SK를 넘어서며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 조건이 갖춰진 데다가, 현재 수감 중인 최태원 회장이 2017년 출소 후 안정적으로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놓기 위한 초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SK와 SK C&C는 일단 합병 추진설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2일 한국거래소는 SK에 SK C&C와의 합병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SK는 제기된 합병 추진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SK와 SK C&C의 합병에 대해 당장 결정이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SK C&C 시가총액 고공행진

SK C&C는 종합 IT서비스 사업을 하는 SK 계열사로, 연결 종속회사인 인포섹을 중심으로 보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고차 사업을 하는 엔카를 합병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엔카 온라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신설법인인 SK엔카닷컴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 모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SK C&C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SK와 SK C&C의 시가총액은 연초 각각 약 9조원, 7조원이었는데 2일에는 각각 약 8조원, 10조원으로 뒤집어졌다. 연초 13만원대였던 SK C&C 주가 또한 이미 20만원을 넘어섰다.

한편 SK와 SK C&C의 합병이 본격화될 경우 SK증권 지분도 처리해야 한다. 금산분리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2012년 SK증권 지분을 지주사 체제 아래 있던 SK네트웍스에서 분리해 지주사 지분이 없던 SK C&C로 넘긴 바 있다. 만약 SK와 SK C&C가 합병한다면 SK증권이 다시 지주사 체제로 편입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SK와 SK C&C가 합병한 이후에는 SK증권의 매각 수순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그룹지배력 강화 초석

SK와 SK C&C가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은 줄곧 제기됐다.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최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SK C&C가 그룹 전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쯤이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SK C&C는 SK 지분 31.8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SK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SK C&C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지분 33.10%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이 그동안 SK 지분 0.02%만으로 그룹을 지배할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선 이번 합병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 장악력 강화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지주회사 담당 애널리스트는 "SK와 SK C&C가 주식을 일정 비율로 교환하게 된다면 최 회장의 지주사 지분이 상승한다"며 "양사 합병은 시기의 문제일 뿐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인식돼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합병이 진행된다면 그룹 내부적으로는 SK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유리하다.
SK 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SK C&C 주가는 더 높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에 필요한 주가는 통상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1개월 평균 주가나 3개월 평균 주가로 정한다.


한편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이날 SK는 전날보다 0.31% 오른 16만3000원, SK C&C는 전 거래일과 같은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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