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시장 반응은 ‘글쎄’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17:42

수정 2014.09.02 17:42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합병 발표 하루만에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 이번 합병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45%(1000원) 떨어진 2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78%(2000원) 밀린 6만9900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전날 합병 기대감으로 각각 6.24%, 12.52% 급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KDB대우증권은 삼성중공업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3만3500원으로 내렸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육상과 해양 플랜트사업 부문의 공통분모는 주요부품 구매에 국한돼 있고 관리부문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시급한 구조적 결합만 한 것으로 판단되며 앞으로 2년 내에는 시너지 효과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성 연구원은 "합병 당사자의 시너지 효과보다는 삼성그룹의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합병"이라고 해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두 회사의 합병이 외형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재무안정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악해 지표가 다소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동익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는 기존 저가수주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설계인력 공유, 구매일원화 등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도 "합병법인의 부채비율이 270%로 높고 합산 순차입금도 4조원으로 적지 않아 합병 이후 재무구조 개선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으로 외형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합병 후 매출액은 약 24조원으로 조선·건설사를 통틀어 현대중공업에 이은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엔지니어링 능력 보강에 따른 장기적인 시너지는 기대된다"며 "두 회사의 손실인식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2015년에는 실적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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