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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세계경제, 방향 짚어보다] <2> 장청스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원장조리

황보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17:39

수정 2014.09.02 17:39

장청스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원장조리(왼쪽)가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영록 서울대 교수와 '중국 위안화 국제화와 한국의 기회'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장청스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원장조리(왼쪽)가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영록 서울대 교수와 '중국 위안화 국제화와 한국의 기회'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 위안화 국제화 지수는 지난 2012년 1.4분기 0.56%에서 지난해 4.4분기 1.69%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현재 4개(달러, 유로, 엔, 파운드)인 세계 주요통화는 곧 위안을 포함한 5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중국과 인접한 지정학적 위치에다 무역거래가 늘고 있는 한국엔 위안화 국제화는 기회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중국 국무원 통화관련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장청스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원장조리가 지난 8월 27일 파이낸셜뉴스가 개최한 제12회 서울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에서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를 역임한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위안화 국제화와 한국의 기회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대담=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영록 교수(이하 정 교수)=중국은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무역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률 3.3% 중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1980년대 중국이 공산국가에서 체제전환을 시작했을 때 무역규모는 200억~300억달러 사이였으나 지금은 4조2000억달러로 늘었다. 일본을 대체하는 양상까지도 보이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본다. 다만 최근 수치를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 아직 위안화(RMB) 국제화지수가 1포인트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청스 원장조리(이하 장 원장)=중국의 무역성과나 국제금융계에서의 성과를 본다면 위안화 국제화는 당연한 결과다. 물론 최근 성장률 둔화의 문제가 있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이용해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경제는 낙관적이라고 본다. 특히 전체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생산량 기준으론 중국의 GDP가 이제 미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 일반적 배경이다. 국제화의 조건이 될 '무역의 개방성' 역시 시간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파워 수준은 최근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이는 지난 2006년 중국의 글로벌 파워 수준이 최고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정 교수=최근 많은 중국인들이 외국에 나가 위안화로 지불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아마도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흩어진 것 같다.

▲장 원장=무역결제에 관한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개방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1985년 0.2에도 못 미치던 중국의 글로벌화 지수는 2006년 0.7에 달했고 2012년 0.5를 기록했다. 또 위안화의 금융결제 관련 효율성 등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체 세계무역의 위안화 비중은 2.50%, 금융시장의 결제 사용빈도는 2.08%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편입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지난 1984년 이후 중국과 주요 교역국의 교역량을 퍼센트로 환산한 통계자료를 보면 중국의 무역대상국이 다각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중국 위안화 국제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정학적으로 근거리에 있는 중국과 한국의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2742억달러에 달하며 한국의 위안화 보유액은 700억 위안에 달한다. 앞으로 위안화와 원화의 직거래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특히 정보통신(IT)와 자동차에서 큰 이득이 있을 것이다.

▲정 교수=흥미롭게 느꼈던 다른 하나는 위안화와 엔화의 직접교환은 지난 2011년 이미 허용된 것으로 아는데 일본은 RQFII 쿼터를 획득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은 위안화 직접거래와 800억원 상당의 RQFII를 모두 확보했다. 중국은 일본에 한 가지만을 제공한 반면 한국에는 두 가지를 제공한 이유가 궁금하다.

▲장 원장=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중국 정부가 일본보다는 한국과의 관계에 더 많은 중요도를 부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이슈들에서 중국은 한국과 협력할 의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정 교수=중요한 설명이다. 그런데 위안화 국제화가 진행될수록 중국의 자본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일종의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다. 위안화 국제화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인지, 또 그것이 중국 경제에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나쁜 것인지 의견을 듣고 싶다. 장 교수는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시점을 2020년으로 보고 있다고 아는데 맞나.

▲장 원장=위안화 국제화 속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인데,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금융체계 구조를 수정·보완하기는 해야 한다. 중국 자본시장이 개방하기까지는 아마 2020년까지 걸릴지도 모르겠다.

▲정 교수=개인적으로 중국의 재정과 금융정책이 국가 의지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이 10여년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 적어도 6%의 성장률을 유지, 현재 경제규모의 두 배 규모가 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장 원장께서 현재 시진핑-리커창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장 원장=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은 역사상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를 맞이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가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 모두에 큰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중국은 2008년부터 세계 모두가 인지하기 시작한 것처럼 경제적 발전에서 침체기를 맞게 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면서 최근엔 '국내 경제위기를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새 정부에 주어진 어려운 과제다. 리커창이 몇 가지 정책을 입안하기도 했다. 이 정책은 한편으론 경제발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나온 것이 모든 경제주체를 통합해 베이징에서부터 허베이, 톈진까지 하나의 서클(circle)을 만드는 것이다. 이게 새로운 인프라 건설 혹은 인프라 투자에 새로운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정 교수=통화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장 원장=정부가 의미 있는 방법으로 통화정책을 상당부분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은 우리가 본 것처럼 유동성을 제공하는 데 있어 굉장히 신중한 모습을 보여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마 중국에서 양적완화(QE)의 다양한 버전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예를 들면 중앙정부가 모든 분야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등 확장하기보다는 농업분야에만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는 굉장히 좋은 철학이다.

▲정 교수=과도한 부채와 부동산 거품 등을 위험요소라고 본다. 중국 중앙정부의 부채는 합법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등 관리감독을 받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관리가 허술한 편이다. 7000억달러나 되는 정책자금을 볼 때 정부의 부채 건전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경제가 어느 정도 성숙한 뒤 나타나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도 주의해야 할 점으로 보고 있다.

▲장 원장=동의한다. 현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부동산 문제다. 2007년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되지 않았어도 부동산 문제는 결국 현재 중국에 큰 문제가 됐을 거다. 현재 온 나라가 과도하게 발전된 부동산 시장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현재 부동산 개발로 인한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이는 중앙정부의 능력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알다시피 부동산은 금융시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국제경제의 흐름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일본에서 온 가와이 교수는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많이 설명했는데, 장 원장은 국제경제가 다시 호경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보나.

▲장 원장=어느 정도 동의한다. 개인적으로 최악의 상황은 이제 지나간 것 같다. 많은 학자와 연구기관들이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비즈니스 사이클은 돌아갈 거다. 중국에 많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중국이 정치적인 안정만 유지한다면 큰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 교수=중국 정부의 경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모두 효과적인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에서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에서 아베노믹스를 시도하긴 했는데, 그런 관점에서 중국이 좀 다른 관점을 가진 것 같다. 장 원장이 보기에 현재 중국 정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장 원장=현재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시장 문제를 어떻게 유연하게 해결할 것이냐이고, 두 번째는 구직자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다. 제가 보기에 중국인들이 너무 많이 일한 것 아닌가 싶다. 근로시간을 줄인다면 새로운 구직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속도가 좀 줄어들 필요가 있다. 정리 =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신아람 기자 박나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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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청스 원장조리는..

장청스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원장조리는 중국 국무원 통화관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위안화 국제화 정책 입안에 수시로 조언하고 있는 정책통이다.

국무원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집행기관이며 최고 국가행정기관이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장 원장조리는 중국 인민대 금융대학 통화금융학 부장 및 부학장을 맡고 있다.

중국 통화정책에 관한 최고 전문가로 평가되는 장 원장조리는 중국 자본시장을 연구하는 국내 학자들은 물론 금융기관과 기관투자가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인물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인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강남대 교수로 재직 중인 유호림 교수는 "장청스 원장조리는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경제전략회의에 참석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금융.통화 전문가"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이 궁금해하는 위안화정책 방향에 대해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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