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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이 열린다] (1) 자본시장 ‘G2’ 노리는 중국.. 해외서 1조3천억弗 빨아들인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6 17:28

수정 2014.09.16 17:28

[중국 시장이 열린다] (1) 자본시장 ‘G2’ 노리는 중국.. 해외서 1조3천억弗 빨아들인다

중국 자본시장 개방을 알리는 후강퉁(호港通) 제도가 시행되면 중국과 홍콩에 동시 상장한 기업들의 가격이 정상화되는 등 투자 유인이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로 호재를 맞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동시 상장기업 가격 정상화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에 따라 중국 증시개방이 가속화되고 중국과 홍콩 상장기업의 가격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중국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한 67개 기업은 동일한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달라 투자에 어려움이 있었다. 보통 상하이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홍콩보다 평균 7.4%가량 낮다. 특히 시가총액이 큰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가 본토에서 홍콩보다 평균 15%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하지만 후강퉁에선 두 증시 간 차익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하이와 홍콩 시장에 동시 상장된 주식 중 가격 차이가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두 시장에 동시 상장된 주식은 총 67개인데 후강퉁 도입으로 차익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라면서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금융은 홍콩 증시보다 상하이 증시에서 더 싼 값에 거래되고 있고 에너지와 헬스케어는 홍콩 증시가 더 저렴하다"고 전했다.

■글로벌 자금 중국 유입 급증 전망

후강퉁 시행 후 글로벌 자금의 중국 본토 유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후강퉁 시행으로 약 1조3000억달러(7조8000억위안)의 자금이 본토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투자자들이 이미 후강퉁에 대해 굉장히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증시에 대한 직접투자 경로가 적은 상황인 만큼 대규모 자금이 중국증시에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 본토주식의 경우 대형주가 상승하고 홍콩은 중소형주, 성장주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일부 사모펀드들이 홍콩 주식을 투자 기회로 예측하고 투자대상에 포함시켰다.

홍콩 대형 블루칩의 밸류에이션은 종종 상하이주식을 넘어서지만 소형주의 경우 장기거래 침체로 A주 대비 밸류에이션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홍콩은 전형적인 기관 주도의 주식시장이다. 몇몇 금융 등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국자본주식의 경우 기관 투자 대상 범위에 포함되지 못해 거래도 미미했다"며 "후강퉁 실시에 따라 우수한 중국자본 배경의 소형주가 중국 기관에 의해 발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후강퉁 시행은 중국 자본시장의 선진화 및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포석이 될 전망이다. 중국 본토에서 거래가 되는 만큼 후구퉁과 강구퉁 모두 위안화로 거래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홍콩시장이 보유하고 있는 약 1조위안가량의 자금이 예금과 채권 등에 제한적으로 투자되고 있다"며 "후강퉁을 통해 이 자금을 활발하게 유통시켜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韓 단기 호재… 자금이탈은 우려

후강퉁 시행은 한국 경제에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침체를 겪고 있던 중국 증시가 후강퉁 시행을 계기로 활성화되면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국내 수출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후강퉁 시행에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권사가 자유롭게 중국 A주 주식을 취급할 수 있게 되면 중국 증시 투자 수요도 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증권사의 중국형 비즈니스가 다양화하고 활성화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악재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중국 증시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후강퉁 시행이 국내 증시의 자본 유입 비중 감소로 이어질까봐 우려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만약 후강퉁이 중국 A주의 MSCI신흥국지수 편입을 가능케 할 경우 한국 비중은 15.9%에서 14.2%로 1.7%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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