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피·코스닥 합친다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9 22:15

수정 2014.11.07 11:22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업무기능 및 조직 통합을 골자로 한 ‘거래소 발전방안’을 극비리에 만들고 있다.

이번 발전방안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를 통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이 사실상 통합되는 것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기술주가 주로 거래되는 신시장으로는 미국 나스닥에 이어 세계 2위인 코스닥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KRX는 지난해 말 ‘증권선물거래소 발전방안’을 만들기 위해 컨설팅업체에 7억여원을 주고 용역을 의뢰, 최근 최고위층 간부진들이 중간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 발전방안에 대한 컨설팅 업체의 최종 보고서는 이달 중 나오고 4월께 확정될 예정이다.


최근 중간보고에서 밝혀진 거래소 발전방안의 주요 골자는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를 통합해 중복 기능을 없애겠다는 것. 이는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부합하는 대목이다.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에서 각각 맡고 있는 상장심사와 공시 담당 업무를 (가칭)‘현물시장본부’로 합치는 것이다. 현물시장본부 내에 상장제도·상장심사·공시총괄부를 두고 코스피시장팀과 코스닥시장팀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양 시장 통합 방안은 ‘벤처 신시장’이라는 고유의 특성을 가진 코스닥시장의 후퇴를 가져 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거래 규모나 시가총액 등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유가증권시장이 코스닥시장을 흡수하는 모양새가 우려되며 두 시장 간 차별화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이라는 국가적 정책과제에도 어긋나 적잖은 논란을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올해 KRX의 역점 사업인 기업공개(IPO)보다 조직개편이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부에선 양 시장 통합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양 시장 통합으로 각각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코스닥시장이 2부리그로 전락시킬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거래소 발전방안에는 또 현재 경영지원본부에 집중돼 있는 인사·총무·재무팀을 시장감시본부와 현물시장본부, 선물시장본부, 경영지원본부에 각각 두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인사·총무·재무팀이 특정 본부에 집중돼 수평적인 본부체계가 사실상 경영지원본부를 중심으로 수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거래소 발전방안에는 당초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 거래소처럼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지배하는 지주체제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예탁결제원, 코스콤(옛 증권전산) 등을 거래소 안에 두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자회사의 반발 등을 우려해 장기과제로 삼고 당장 추진하진 않을 전망이다.


KRX 고위관계자는 “다음달 최종 용역안이 나오겠지만 차기 이사장 인사와 맞물려 있는 것이 변수가 되고 있다”면서 “이영탁 이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용역안대로 추진될 개연성이 높지만 연임에 실패할 경우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sdpark@fnnews.com박승덕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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