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외국인 9월 7兆 쓸어담았다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17 14:04

수정 2014.11.05 11:41



외국인이 주식은 물론, 선물·채권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한국의 급속한 경기회복에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화답하는 모습이다.

17일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78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지난 4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며 매수금액은 3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날 외국인이 견인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1704.88까지 오르며 1년 3개월 만에 1700선 고지를 넘어섰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 코스피시장에서 주식(현물)을 3조원 넘게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1조25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채선물(3년물)시장에서도 2조89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 선물 등 원화표시 자산 쓸어담기에 투입한 금액만 이달 들어 7조14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바이 코리아' 배경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다.

오는 21일 FTSE 선진지수 편입을 앞두고 한국물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3·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도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미 달러화의 약세가 꼽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50원 추가 하락한 1204.80원을 기록하며 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말 대비 44원이나 급락했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 현·선물은 물론 채권장외시장과 국채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를 지속하며 원화표시 자산 전반에 걸쳐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달러화 약세로 비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이머징 시장에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도 투기 거래가 늘면서 상품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외국인 매수 지속 가능성 역시 원·달러 환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원화가 고평가될 경우 외국인 순매수가 횡보를 보이거나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현재 국내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원화가 저평가 국면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외국인 매수는 당분간 지속되고 국내 증시도 추가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달러화 약세로 인해 나타나는 상승구간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와 하반기 경기선행지수 둔화 등 원화 강세를 제약할 만한 요인들이 남아있어 원화 강세에 강하게 베팅하는 전략이 외국인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 "원화 강세가 주춤하게 되면 외국인 매수 강도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상승은 생산과 소비의 회복속도가 균형있게 나타는데 따른 것이 아니라 위험자산 선호심리와 달러 약세라는 통화 현상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폭이 지나치게 나타난다면 미국 정책당국이 출구전략을 앞당겨 시행할 가능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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