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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파워인터뷰] 최윤성 엠케이전자 사장

양재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24 17:19

수정 2010.01.24 17:19

한국 연간 금 소비량 60t 가운데 4분의 1인 15t을 소비하는 반도체 부품회사가 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본딩와이어(금속배선) 제조 업체 엠케이전자다.

엠케이전자 최윤성 사장(46)은 “한해 대략 190만㎞ 길이의 본딩와이어를 양산하고 있다”며 “이는 지구 둘레의 44배에 해당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품인 본딩와이어는 반도체 리드프레임과 실리콘칩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한다. 손가락 굵기의 금 막대기가 기계를 통과하면 머리카락 5분의 1 굵기의 금실인 본딩와이어로 변한다. 고열과 충격에 끊어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어 반도체 패키징 업체에 납품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관건이다.


지난 199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5.6%를 차지, 일본의 다나카, 스미토모와 독일 헤라우스에 이은 세계 4위 업체다. 지난 1982년 설립 뒤 28년 동안 본딩와이어 위주의 사업만 펼쳐온 이 회사에 시장이 관심이 갖는 이유는 안정적 사업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때문이다.

최 사장은 “2012년께 1위로 올라선다는 전략을 최근 주주들에게 내놓았다”며 “마케팅, 기술력, 가격 경쟁력, 애프터서비스 등 4박자를 모두 갖추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반도체 메이커들이 부품 벤더(공급자)를 쉽게 안 바꾸는 상황에서 엠케이전자는 시장점유율을 올해 18.9%로 높인 뒤 22.4%(2011년), 24.8%(2012년)로 차차 높여나가 콧대 높은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주 원료인 금값이 치솟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매출액의 90% 이상이 금값에 연동되기 때문에 회사 규모만 커진다고 해서 될 것이 아니다. 엠케이전자는 지난해부터 금 본딩와이어 ‘대체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 구리 와이어와 ‘구리+금속코팅(팔라듐) 와이어’를 잇따라 개발 및 상용화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총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3·4분기까지 매출 3841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달성했고 지난해 전체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안정적 사업 매출만 기대해서는 주가상승의 모멘텀(동력)이라 할 수 없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이때문에 엠케이전자의 주가는 지난 2005년 이후 3000∼7000원대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자청, 시장이 예상치 못했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탄의 3조4000억원 규모 동광 개발과 2차전지용 음극활 물질 생산이 바로 그것이다.

최 사장은 “아직 성과가 나오는 단계는 아니지만 고부가가치의 사업 아이템 2∼3개를 추가로 확보해 놓고 있다”며 “R&D 역량과 유보된 이익금을 바탕으로 이들 아이템이 2,3년 내에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회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엠케이전자 주가에 대한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반도체 시황이 올 들어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최근 급성장하는 발광다이오드(LED)칩용 본딩와이어 분야에서 올해 10%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 최성제 연구원은 “ 회사의 펀더멘털을 보면 현 주가가 비싼 영역은 아니다”면서 “특히 최근에 많이 내려서 상승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 결제가 많은 회사 특성상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윤성 사장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한번도 없었고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주식이 주는 매력은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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