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 “중기 전문 IB 신사업 추진… 흑자 기조 이어갈것”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29 17:28

수정 2012.01.29 17:28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사진)의 표정은 취임 일성으로 밝혔던 첫 목표를 달성한데서 나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조 사장은 29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도 군살을 줄이고 투자은행(IB) 등 신사업 추진을 통해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조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경우에도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일성을 냈고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실현했다. 올해 IBK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중소기업 전문 IB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며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담=차석록 증권부장

 ―취임 8개월째인 가운데 성과가 있다면.

 ▲회사가 이제 좀 안정을 찾았다. 비효율을 없애고 군살을 빼는 조직 재정비를 통해 '선택과 집중'으로 10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벗어나고자 사업구조 개편과 인력, 조직 효율화에 나섰고 채권 및 통화, 원자재(FICC)본부를 신설해 신규 수익원 창출에 나섰다. 그 결과 중개영업을 통한 수익기반이 형성됐다. 리스크가 높은 트레이딩을 대폭 줄이고 온라인 사업의 강화를 통해 고객을 늘렸다. 아울러 놀부NBG 매각 자문과 금호산업 자산 인수 등으로 수익을 실현했다. 향후 과제는 일회성 흑자 달성이 아닌 지속적인 흑자기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IB와 홀세일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수익 창출 전략은 올해도 유효하다. IB쪽에선 수익이 크지 않았지만 비용절감 효과는 있었다. 남은 과제는 자산관리(WM) 부문의 적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일부 지점은 통폐합하고 성과가 부진한 직원에 대해선 재교육에 나서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중소기업 금융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IBK기업은행이 IBK투자증권의 차별적인 요소다. 중소기업 IB를 하려는 이유는 중소 증권사라서 또는 대형 딜에서의 경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모행인 IBK기업은행이 증권사를 설립한 이유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모행의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IB 딜을 발굴하고 기업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하고자 한 것이 주요 강점이다.

 ―상장 추진 일정은.

 ▲상장 요건은 갖춰졌지만 지금 증권업종지수가 저평가돼 있어 상장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 시장이 안정되고 금융위기가 정리돼 타 증권업종 가격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때 해야 한다. 상장은 증시 상황과 회사 수익성 등을 감안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비상장사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 상장은 당연한 의무이며 주주에 대한 보답이다.

 ―중소기업 기업공개(IPO)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이뤘는데.

 ▲만 3년6개월의 동안 대표주관 5건, 공동주관 2건, 인수단 9건의 인수실적을 달성했다. 아세아텍, 포메탈, 코라오홀딩스, IBK스마트SME스팩, KMH 등의 대표주관과 아이텍반도체, 아나패스 등 공동주관사는 외국 기업을 포함해 모두 중소 기업이었다. 현재 IPO를 추진 중인 40여개 기업의 대다수 역시 중소기업이다. 특히 모행의 18만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기반으로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모행과 계열사들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IBK투자증권에선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IPO 전문인력 등을 동원해 중소기업에 대한 종합재무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신사업추진계획은.

 ▲인수합병(M&A), 사모펀드(PE)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전통적 증권사 수익모델인 브로커리지와 자기자본투자(PI), 인수업무 등은 이미 포화 상태다. 이제 국내 증권시장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중견 특화증권사로 양분이 될 것으로 본다. 특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기존 수익모델에 안주하는 중소형 증권사는 중장기적으로 대형사의 전방위 압박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에 IBK투자증권은 IB부문 특화 전략으로 시너지추진위원회를 설치해 금융그룹 내 시너지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금융상품 공동 개발, 판매, 복합점포인 브랜치인브랜치(BIB) 점포 확대를 통한 원스톱 금융서비스 제공, IBK기업은행과 연계한 IB 딜소싱 등이 그것이다.

 ―IBK투자증권의 그룹내 위상은.

 ▲7개 자회사 중 자산규모기준 2조7000억원인 IBK캐피탈에 이어 2조3000억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외형상 많은 성장을 했지만 내실은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자회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하겠다. 향후 2~3년 내에 제1의 자회사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금융그룹 내 시너지를 통한 미래 발전 가능성도 가장 높다. 향후 IBK금융그룹 내 고객에 대한 원스톱 금융서비스 제공과 IBK의 사업다각화 진행 시 핵심 자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타 시중은행의 종합금융그룹화 추세에 대응한 IBK금융그룹의 경쟁력 유지 차원해서 비은행 부문에 투자증권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조조정 계획은.

 ▲무분별한 확장보다 BIB를 중심으로 효율성을 감안한 선택적 진출을 취했다. 취임 이후 대치지점, 이마트월드죽전점 등 2곳을 폐쇄했다. 대신 IBK기업은행 내 1인 점포인 스톡라운지(BIB) 2곳을 신규 설치했다. 스톡라운지는 저비용 채널로 은행 고객의 증권투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부산, 울산, 전북 전주 등 지방을 거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구조조정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위한 조직 재정비다. 흑자전환 달성을 위한 역량을 집중하고자 조직을 재정비했다.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일부 이탈이 있었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직원들에게 오히려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적자사업 부문에 대해선 단계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증시 전망을 해본다면.

 ▲다들 '상저하고'를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 시장이 상당히 강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로 수요가 줄고 수출 감소 등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전망에 저성장이 예측됐다. 이때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타이밍이다.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풀리는 상황에서 양적완화 등으로 유동성에 속도가 붙게 되면 자칫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어쩌면 상반기 증시에서 예상 외 강세 국면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우리 시장에는 진리가 있다. 외국인들이 사면 (주가는) 오르고 팔면 빠진다. 절대적인 상관관계다. 이들이 계속 사면 오른다.

 ―구성원의 역량 강화 계획은.

 ▲사내외 교육 프로그램 참가 지원 및 은행과의 공동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사내에선 PB영업역량 레벨 업 과정 등 분야별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직무 교육을 실시 중이다. IBK기업은행과 시너지 교육을 통해 실무자간 인적 네트워크도 넓히고 있다. 영업력 강화와 직원 전문성 제고를 위한 자격증 취득도 지원하고 있고 자기주도형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이버 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개개인의 역량 및 직무분석을 통해 새로운 교육체계를 도입하려 한다. 교육 훈련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학점이수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영업 프로세스 진단을 통한 영업활동 클리닉도 펼칠 계획이다. 또 은행의 충주연수원 개원을 계기로 공동교육과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정리=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조강래 사장은

  수십년간 증권과 자산운용을 경험한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은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하나증권 영업본부장 재직 시절에는 '실전투자전략'이란 책을 내놓으며 실무에 대한 접근도를 높였다.

 이론과 실무의 접목은 조 사장의 학위 취득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조 사장은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조 사장은 경영학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를 사회책임투자펀드(SRIF)로 잡고 SRIF의 수익률과 코스피 수익률을 비교, SRIF의 효율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앞서 산은자산운용 대표로 재직 당시 기업의 사회적책임(SRI)을 강조하는 펀드를 출시했던 조 사장은 '산은 SRI 좋은 세상 만들기 펀드'의 판매수익 일부를 환경운동연합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재직한 기업들을 흑자로 전환시킨 것. 직전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두산그룹 계열사인 BNG증권을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켰고, 산은자산운용이나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재직 때도 맡은 기업을 흑자로 바꿔놨다.


 지난해 5월 말 IBK투자증권 사장으로 선임될 당시 조 사장이 이 같은 실적개선을 이룰지가 업계의 관심사였지만 10분기 만에 현실화시켰다.

■조강래 사장 약력 △56세 △경북고 △경북 영양군 △고려대 경제학과 △고려대 경제학 석사 △가톨릭대 경영학 박사 △하나증권 영업본부장 △유화증권 영업본부장 △우리CS자산운용 상무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산은자산운용 대표이사 △BNG증권 대표이사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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