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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 맞은 코넥스’ 대표 상장사 CEO 3인3색 인터뷰

김기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1 16:56

수정 2014.06.01 16:55

창조경제의 '마중물' 코넥스시장이 한 달 후면 첫돌을 맞는다.

최근 코넥스시장 상장사들이 속속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을 본격화하면서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의 장(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작지만 강하고, 자본력보다는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강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다.

길문종 메디아나 회장
길문종 메디아나 회장

■길문종 메디아나 회장 "패스트트랙으로 코스닥 입성, 노령화 이슈 시장 확대 전망"

'대한민국 넘버원에서 세계 넘버원으로….'

지난 5월 29일 만난 토종 헬스케어 전문업체 메디아나 길문종 회장은 학생군사교육단(ROTC) 장교 출신답게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1993년 회사를 설립하고 20년이 되는 지난해에 메디아나는 코넥스시장 개장과 함께 상장했다. 상장 후 약 1년이 지난 현재 신속이전상장(패스트트랙)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바라보고 있다.


길 회장과 메디아나는 코넥스 상장사가 걸어야 할 모범적인 선례를 보여준다. 그러나 돌아보면 쉽지만은 않았다. 코스닥 상장 붐이 일었던 지난 2001년과 2002년, 길 회장도 메디아나를 상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당시 일부 코스닥 상장사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와 배임횡령 이슈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신규상장의 벽이 더 두꺼워지고, 높아졌기 때문이다.

두 번의 낙방은 길 회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더 좋고 큰 기업으로 언젠가 또다시 도전하겠다고 쓰린 속을 달랬다.

길 회장은 "코스닥 상장에 실패한 후 정말 앞만 보고 달렸다. 시장이 인정하는 메디아나가 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01년 100억원 안팎이던 매출이 현재는 340억원가량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메디아나의 성장을 이끈 주력제품은 환자감시장치와 심장제세동기(AED)다. 환자감시장치는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면서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장비다. 현재 세계 30억달러 규모인 환자감시장치 시장은 오는 2018년 4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AED는 급성 심정지 때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 기능을 소생시키는 장비로 200억달러까지 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등에 AED 보급을 확대하고 응급처치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AED 시장은 2010년 3900대 설치, 170억원 규모에서 내년엔 8만대 이상 설치, 35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급성장이 전망된다.

제조자개발생산(ODM) 역시 메디아나의 주요 수익원이다. 현재 해외 70여개국, 국내 64개 종합병원에 ODM을 통한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길 회장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노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노령화 이슈는 우리에겐 곧 수요"라고 했다. 의료·헬스 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다.

최성근 대동고려삼 대표
최성근 대동고려삼 대표

■최성근 대동고려삼 대표 "홍삼 농축 기술력 국내 최고, 중국·동남아 시장 적극 공략"

"홍삼 농축 기술력은 이미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습니다."

국내 유력 홍삼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대동고려삼 최성근 대표이사는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한약재 도.소매 유통업자로 시작해 한약업 외길을 걸어온 그가 지난 2002년 홍삼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바로 해외수출에 대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한약재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이란 그의 자신감은 미국, 중국, 홍콩,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 올해는 '사포니엑스'라는 홍삼 신제품 출시로 세계시장에 노크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아직 국내에서는 액상 형태의 홍삼 제품이 주로 팔리지만, 해외시장 선호도와 글로벌 추세를 보면 홍삼 캡슐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 출시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올해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을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은 홍삼을 구성하는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11종을 정량화한 이후, 그 농축액을 캡슐화한 것이다. 최 대표는 "신제품은 고함량 홍삼 분말 가루를 내포했으며, 필수 미네랄비타민도 타사 제품보다 비중이 높다"며 "아직 구체적인 해외수출 계약은 없지만 현재 미국, 일본 등과 상담을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현재 대동고려삼은 '불로건'과 '더함'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홍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전체 인삼시장(1조6000억원) 중 한국인삼공사, 농협중앙회 등에 이어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매출은 신제품 출시와 해외 수출 확대로 전년에 비해 약 20% 성장할 것이란 청사진을 내놨다. 이 같은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바로 국내 최고수준의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개발(R&D) 기술력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나온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중 15%에 해당하는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했다"며 "특히 홍삼농축액 제조에 최적화된 신융합농축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신융합농축시스템은 단시간 내 저온 고농축 친환경생산이 가능하며, 홍삼 고유의 맛과 향이 유지된다. 홍삼 특유의 약리효능성분(진세노사이드 등)이 전혀 파괴되지 않는 최상의 원료 제공이 가능하다.

코스닥시장 이전은 신중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코스닥시장 이전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뒤, 1~2년 안에 하도록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허숭 청광종건 대표
허숭 청광종건 대표

■허숭 청광종합건설 대표 "BTL 전문 건설사로 명성, 틈새시장 수주 가능성 높아"
"욕심 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허숭 청광종합건설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색깔을 이같이 소개했다.

청광종건은 지난 2006년 설립돼 10년이 채 안 된 회사지만 허숭 대표이사는 건설업에만 30여년을 몸담아 온 외골수다.

2006년 청광건설로부터 물적 분할한 청광종건은 민간투자사업(BTL) 전문 건설사로 방향을 잡았다. 특히 미군 공사나 관급 공사, 사무용 건축 시장에서는 알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작지만 탄탄한 내공으로 몇 개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실질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청광건설 밑으로 청광종건을 비롯해 부동산 임대업 나리, 레미콘 제조업 청광, 골프 및 숙박업 나리아이즈CC, 골든우드CC 등이 허 대표이사의 작품이다. 모두 건설과 관련된 사업이다.

청광종건의 매출 비중을 보면 미군 공사 및 관급, BTL 사업이 전체 매출 잔액의 81%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건설 경기가 아직 긴 침체의 터널에 있지만 허 대표이사는 이들과 다른 틈새시장 공략에서 길을 찾았다.

허 대표이사는 "추세적으로 국내 관급 및 BTL 시장이 축소되는 모습이지만 우리는 비교적 경쟁이 적은 20억~30억원 규모의 공사에 입찰해 높은 수주 가능성을 보였다. 우리는 우리의 역량과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이사의 전략은 통했다. 대부분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실적 부진을 공시할 때 청광종건의 영업이익은 2010년 20억원, 2011년, 23억원, 2012년 45억원, 2013년 55억원으로 해마다 성장했다.

투자된 자본으로 이익의 정도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같은 기간 11.3%, 13.3%, 13.8%, 17.5%순으로 증가했다.

리스크 최소화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이 장점이라는 허 대표이사는 최근 불황에 맞서지 않고 주택경기의 턴어라운드 전까지 아예 자체 사업을 축소하는 쪽을 택했다. 대신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과 BTL 등의 영역에서 상장을 통한 인지도 효과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허 대표이사는 "매출 700억원을 돌파한 지난해까지는 도약기였다. 올해부터는 청광종건의 성장기가 열린다.
조만간 매출 1000억원의 청광종건이 탄생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기덕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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