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미소금융 신청자 북적.. 인기 폭발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1 22:26

수정 2009.12.21 22:26



신용도가 낮은 저신용층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낮은 금리로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美少) 금융(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위해 각 기업의 미소금융재단이 줄줄이 출범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신청자가 대출 지원대상과 자격을 점검하지 않고 상담하는 사례가 있어 미소금융 취지에 맞는 '자활자금 지원' 성격에 적합한지 철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소금융 관심 '폭주'

삼성미소금융재단은 21일 현재 1300명가량의 인근 서민이 방문하는 등 대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개설한 3개의 전화회선도 업무시간 내내 통화가 힘들 정도로 문의가 폭주했다고 한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전문인력과 상담인력을 확충하고 내년 1월 중 추가로 4∼5개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가 연 300억원씩 앞으로 10년간 3000억원을 출연, 삼성미소금융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연간 200억원씩 10년간 총 2000억원을 출연해 미소금융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 내 약령거리에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서울지점을 개설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LG그룹은 21일 경기도 파주 금촌동 LG미소금융재단 파주지점에서 LG미소금융재단 개소식을 개최하고 22일부터 본격적인 대출업무에 들어간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미소금융재단 역시 21일 현판식 및 간담회를 갖고 공식 미소금융업무 개시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 밖에 SK그룹은 23일, 포스코는 24일, 롯데그룹은 28일, 기업은행은 29일 각각 미소금융재단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나설 예정이다.

■조건 꼼꼼히 확인해야

지역 미소금융재단을 방문한 신청자는 지원요건에 맞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먼저 미소금융 신청대상자는 국내 3대 개인신용평가회사(CB)인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중 1개 이상의 회사에서 7등급 이하에 해당돼야 한다.

이미 신용회복 지원 중인 자 중 2년 이상 변제금을 성실히 납부한 자나 개인회생 및 파산신청자 중 면책이 결정된 자는 미소금융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재산 합계액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특별시나 광역시 등 대도시 주민의 경우 2009년 기준 1억3500만원 이상의 부동산 및 동산 등 재산이 있을 경우 제외된다. 기타 지역은 8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제외대상이다. 단 담보 및 보증인은 필요없다.

재산 대비 채무액이 50% 초과인 자도 빚이 너무 많은 자로 분류돼 미소금융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미 각종 지원을 받는 자도 대출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은 자는 지원받을 수 없다. 이 밖에 어음·수표 부도거래처나 책임재산을 도피, 은닉하거나 기타 책임재산의 감소행위를 초래한 자 등도 지원대상에서 빠진다. 한편 대출을 받은 후 만기나 중도 상환 후 다시 신청자격이 되면 횟수에 제한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자활'이 기준…대출 지원도 오래 걸려

대출이 이뤄지기까지는 1차 상담이 2일, 컨설팅 등 대출이 완료되기까지 2개월 가까이 걸리므로 바로 대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온 신청자들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대출상품 종류별로 프랜차이즈창업자금, 창업임차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등은 최소 최소 7일∼1개월 이상 걸리고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 등은 최소 7∼14일 정도 소요된다. 다만 대출금액, 자금용도 및 컨설팅 결과에 따라 처리기간이 지연되기 때문에 총 2개월가량 소요된다.

각 상품은 모두 대출 상환기간이 5년 이내로 긴 편이다. 이자율은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은 연 2.0%이고 프랜차이즈창업자금, 창업임차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등은 4.5%다.

대출한도는 운영자금, 시설자금 등은 1000만원, 나머지는 5000만원까지다.

미소금융 지원절차는 크게 △최초 상담 △2차 방문 및 서류상담 △3차 현장방문 및 정밀심사단계 △4차 약정단계 등 4단계다.
단계별로 필요한 증명서류가 꽤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미소금융사업이 정부와 기업의 생색내기 혹은 퍼주기 사업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대출심사를 꼼꼼히 하고 대출자가 자활에 성공할 수 있는 철저한 사후관리가 숙제로 남게 됐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인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은 "미소금융의 목적은 서민들이 착실히 신용도를 쌓아서 제도 금융권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성공적인 상환기록이 남게 되면 그동안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던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새로운 신용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hj@fnnews.com 윤휘종 양형욱 김주형 조용성 안대규 최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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