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중기 '돈맥경화' 시한폭탄 터지나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08 18:11

수정 2012.01.08 18:11

중기 '돈맥경화' 시한폭탄 터지나

 중소기업들에 '돈맥경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경기침체 징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이를 우려한 금융권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와 담보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애꿎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선 추가 투자는커녕 기존 대출을 유지하기도 벅찬 데다 금융기관이나 거래처로부터 대금 회수요구도 만만치 않아 일각에선 중소기업발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8일 한국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IBK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로 넘어오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경색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가 전국의 중소 제조업체 3070개사(응답률 89.5%)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11월 현재 자금사정('양호'업체 비율에서 '곤란'업체 비율을 뺀 것)은 -24.1%포인트로 전월의 -23.8%포인트보다 다소 악화됐다.

 이 연구소 양진실 계장은 "마이너스가 심화된다는 것은 자금사정이 좋다는 업체보다 그렇지 않은 업체가 많아진다는 뜻"이라며 "이는 전년 동월의 -22.8%포인트나 전년 평균의 -23.1%포인트보다도 낮은 것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2011년 자금사정이 전년에 비해 '원활했다'는 답변은 17.4%에 그친 반면 '곤란해졌다'는 응답은 33%나 달했다. 이는 제조원가 상승, 제품 판매 부진, 금융비용 부담 증가, 금융기관 대출 곤란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면서도 올해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37.3%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8%)보다 훨씬 많았다.

 이처럼 자금수요가 많지만 조달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올해 1·4분기 중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태도는 '완화세'에서 '중립 수준'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을 제외하고는 더욱 신중하게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1월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8.3으로 전월의 94.8에 비해 6.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기준치(100)보다 훨씬 낮아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홍순영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기관들은 경기에 민감하고 순응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경기 진폭을 더욱 키우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때 정책자금 집행 등을 통해 진폭을 줄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비올 때 우산을 뺏기보다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더욱 공격적이고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자금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금융과 기업의 동반성장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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