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국‘최적의 투자 조건’.. 스미스 부인 돌아올까?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6 18:20

수정 2014.10.28 07:12

한국‘최적의 투자 조건’.. 스미스 부인 돌아올까?

'스미스 부인(달러 캐리 트레이드)'이 다시 한국 금융시장을 찾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키로 하면서 달러 값 하락과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해 그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캐리 트레이드는 이자가 싼 곳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0년대 중반엔 와타나베 부인(엔 캐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스미스 부인(달러 캐리)의 한국 증시 사랑이 각별했다. 여기에 '왕씨 부인'으로 불리는 차이나 머니(중국계 자금) 등 바깥 나라 '부인'들이 우리 증시를 기웃거리다 보니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추가 유동성이 공급되겠지만 원화 자산가격 상승, 외채 증가 등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환율과 금리차 투자 매력 ↑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화가치와 조달금리를 평가해 만든 원·달러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지수는 지난 3월 31일 현재 134.77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평균치인 118.63을 웃돌고 있다.

원·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지수는 165.35였다. 이는 2008년 이후 평균 초과수익률 132.65를 웃도는 수치다.

달러, 엔을 빌려 원화 표시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원·유로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지수는 과거 평균 110.75에는 못 미치지만 109.23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으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최근 달러화와 엔화의 약세, 한.일 및 한·미 간 금리 차 등으로 한국에 글로벌 핫머니가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유동성도 다시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펀드시장 리서치 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펀드에는 지난주 19억1000만달러(약 1조9870억원)가 순유입되며 2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18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특히 이머징 주식형 자금 유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GEM펀드로 34억8000만달러가 유입됐다. GEM펀드는 한국 관련 자금으로 알려져 있다.

달러 유동성도 풍부하다. 양적완화 규모 축소와 금리인상 논쟁은 미국이 긴축에 나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매월 550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또 양적완화 축소 후에도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계획이다.

■왜 한국인가

경험적으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어느 시기에 얼마나 유입될지 알기는 어렵다. 다만 캐리가 활발한 시기에 높은 수익을 좇아 차익거래에 참여하는 글로벌 투자가(일명 와타나베 스미스부인)가 늘어나곤 한다.

그렇다면 캐리 자금이 언제쯤 우리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딜까. 한화투자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높아진 원화의 안정성, 한국 채권을 글로벌 경기여건 변화를 반영하는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왜 한국인가. 키움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미국의 완만한 경제 상승과 연준이 긴축에 느긋해지자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신흥국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캐리 트레이드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펀더멘털이 좋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검증된 원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캐리 자금의 유입은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경험적으로 단기 핫머니가 유입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또 최근 불고 있는 캐리 트레이드 부활 조짐이 장기간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기가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힘들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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